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등에 따르면 시공사가 조합에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해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관건은 조합사업비를 시공과 관련이 있다고 볼지 여부다.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에 따라 법 위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논란이 된 것은 서초구청이 4월말 신반포19·25차 재건축 조합에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제시한 조합사업비 대출금리가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아 ‘정비사업계약업무처리기준(계약기준)’을 위반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부터다.
도정법과 계약기준에 따르면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및 그 밖에 시공과 관련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무이자나 제안 시점에 시중은행 최저 대출금리보다 낮게 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즉. 포스코이앤씨는 신반포19·25차 조합에 조합사업비 대출 금리로 ‘CD-1%포인트’를, 삼성물산은 ‘CD+0%’를 제안했는데 이는 모두 시중은행의 최저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과거에도 시공사들이 조합사업비 대출 금리를 CD+0%로 제시한 사업장들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관건은 조합사업비를 시공과 관련없다고 봐야할 지 여부다. 서초구청은 법률자문을 토대로 사업비 대여 자체는 ‘시공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사업비 대여 금리 조건이 시중은행 대출금리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은 시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재산상 이익으로 간주돼 금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합사업비는 시공과 관련이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대출금리를 낮게 적용함으로써 조합이 얻게 된 이익에 대해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예컨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면 이자를 최소 10억원은 내야 하는데 시공사 대출금리를 통해 이자가 7억원으로 줄었다면 3억원 만큼은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련된 대법원 판례는 없는 상황이다.
서초구청은 시공사들이 내건 조합사업비 대여 조건이 계약기준 등을 위반하는 지 여부에 대해선 조합 대의원회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했다. 이는 서초구청이 조합에 승인해 준 입찰안내서에 따른 것이다. 신반포19·25차 조합은 3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데 조합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 예정대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유권해석 따라 갈려
서초구청 관계자는 “조합, 입찰참여자(시공사) 간 법리 해석이 치열하게 대립되는 상황이라 국토부에 관련 질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은 국토부 유권해석으로 넘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이 시공사한테 받는 사업비는 조합 운영비와 관련된 것일텐데 이를 시공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한남3구역에 시공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주비, 사업비 등에 무이자를 제공하겠다는 사례가 속출하자 당시 국토부는 직권으로 입찰 무효를 명령한 바 있다. 그 뒤로 도정법을 개정해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등에 대해선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명시했지만 사업비에 대해선 명문화하지 않았다. ‘그 밖에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으로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규정에 따라 이주비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150% 지원하거나 재건축 분담금 납부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반기 정비사업을 두고 시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 국토부 유권해석이 조기에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토부 판단이 늦어질수록 법 위반과 입찰 무효 가능성을 안고서 시공사를 선정, 잘못하다간 정비사업이 크게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한남3구역 사례에서 보듯이 국토부가 도정법 위반으로 시공사 등을 제재할 수 있는 데에는 특별한 기한이 없는 상황이다. 감독권한이 있는 국토부가 시·도지사에게 조합에 시공사 선정 취소, 시공사에 과징금 부과 및 입찰참가 제한까지 명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조합에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업비를 시공과 관련이 아예 없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도 “시공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사업비 지원은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조합 운영비도 시공과 관련 있는 사업비로 봐야할지 애매하다”며 “항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