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 OK, 실버케어센터는 NO…선호도 갈리는 기부채납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5월 31일, 오후 05:5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기여가 점차 다양화되는 가운데 시설의 성격에 따른 선호도의 차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시설이나 문화시설 등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반면 노인 대상 시설이나 저류조 등 주민 수용성이 낮은 시설에 대한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에 공공기여 기부채납 방식으로 조성되는 갤러리타운 조감도. (사진=동작구 제공)
31일 동작구에 따르면 흑석11구역(써밋더힐) 기부채납으로 ‘갤러리타운’이 결정됐다. 스위스 건축가 엠마누엘 크리스트가 설계를 맡았으며 약 30m 규모 파빌리온 형태로 지어지게 된다. 전시부터 공연,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운영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동작구는 2007년 상반기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조합원들의 선호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채납으로 비선호하는 시설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설치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선호하는 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아파트 근처에 멋진 문화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흔히들 기피하는 시설이 아니라 오히려 유치하고 싶은 시설을 끌고 왔다는 점에서 (조합의 행정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 용적률 상향 등 특혜성 개발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 등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제도다. 당초 공공기여에 따른 기부채납 시설은 공공임대주택, 기숙사, 공공임대산업시설 등으로 제한됐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공공기여시설 활용 범위를 저출생·고령화 관련 시설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서울형 키즈카페를 포함해 공공산후조리원, 공공예식장, 실버케어센터 등이 설치될 수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키즈카페 등 청년·신혼부부 대상 시설 또는 문화시설에 대한 기부채납의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동네 이미지가 좋아진다’거나 ‘젊은 층 유입에 도움이 된다’, ‘실질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최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설을 기부채납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한다”며 “특히 체육시설이나 문화시설, 안 된다면 최근 키즈카페 같은 것도 인기가 많다”고 부연했다.

반면 노인 대상 시설이나 저류조와 같이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편익이 크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낮다. 데이케어센터나 실버케어센터 등 노인복지시설은 고령화 시대 반드시 필요한 사회기반시설로 꼽히지만 단지 이미지 저하 등을 이유로 선호도가 높지 않다. 실제로 여의도의 한 재건축 단지의 경우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반대하며 사업이 약 1년 정도 지연된 바 있다.

서울시는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기부채납 시설을 결정하고 있다. 예컨대 고령층 비율이 높은 동네의 경우 노인 관련 시설을, 상습 침수 피해가 있는 지역의 경우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침수 피해가 잦은 대치은마아파트와 미도아파트, 선경아파트에 저류조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설치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다만 주민들이 반발할 경우 이를 설득하거나 조정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사업 지연 등이 발생해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다만 선호도에 따라 가중치를 주는 등 사후 보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공공기여의 경우 공공의 재산으로 ‘공공성’이 가장 중요한데 조합원 개인의 사적 이익에 따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자체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부터 조합과 많은 대화를 통해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공시설 선정 과정에서 지역 필요성과 조합원 수용성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비계획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조합 간 충분한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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