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장 체제 앞둔 LH…조직개편·공공주택 대수술 임박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후 07:3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이재명 정부 첫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인선이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가 LH 조직개편과 공공주택 공급체계 재편을 담은 LH 개혁안 발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새 사장 선임 이후 이르면 이달 중 개혁안과 주거복지로드맵이 잇따라 공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H 진주 본사. (사진=이데일리DB)
8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LH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1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가 예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르면 해당 회의에서 사장 선임 안건이 처리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현재 신임 사장 유력 후보로는 국토교통부 출신 현직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인사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H 개혁안 발표 시점이 새 사장 선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개편과 사업구조 개편,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개혁안의 상당 부분이 향후 LH 경영 방향과 직결되는 만큼 새 경영진 체제 출범 이후 발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한 관가 관계자는 “새 사장이 오면 LH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LH를 바꾸기 위해 새 사장을 선임하는 성격이 강하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공공택지 민간 매각을 축소하고 LH의 직접 시행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민관 합동 LH 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와 기능 재정립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기존 LH는 택지 조성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수익으로 공공임대주택 운영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반면 직접 시행 비중이 높아질 경우 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재무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거론되는 개혁안의 핵심은 조직 기능 재편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택지 개발과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개발 기능과 임대주택 운영 및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중 LH 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임대보증금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자산과 부채를 분리해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공공택지 조성과 주택 공급을 통해 디벨로퍼 역할을 맡는 개발공사와 조성한 주택·택지 운영 및 관리 업무를 맡는 비축공사 형태가 거론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73조 부채…LH 개혁의 최대 난제

다만 조직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직이 나뉜다면 LH가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와 임대사업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재원 마련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 부채는 2024년 말 160조 1055억원에서 지난해 말 173조 6567억원으로 13조 5512억원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17.7%에서 230.8%로 13.1%포인트 높아졌다. 임대주택 운영 손실 역시 2024년 2조 8311억원에서 지난해 3조 194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LH 사업 구조가 개발 중심에서 주거복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LH 사업별 지출 실적을 보면 도시조성 지출은 2021년 19조 7988억원에서 지난해 12조 4463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거복지 지출은 같은 기간 7조 2004억원에서 11조 8367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공공택지 매각을 줄이고 직접 공급을 확대할 경우 LH의 자금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택지를 조성한 뒤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면서 비교적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지만 직접 시행 방식은 분양까지 수년이 걸려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조직개편과 함께 재정 지원, 공공분양 가격체계 조정,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 확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LH 개혁안과 연계해 새로운 주거복지로드맵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공적주택 110만 가구 공급 구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공주택 공급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 지분적립형 주택, 이익공유형 주택 등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춘 다양한 공공주택 유형이 확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토부도 향후 수요자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공공주택 공급 방식과 유형, 청약 제도 개편 방안 등을 로드맵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LH가 과거 택지 매각을 지속했던 이유는 개발이익 때문만이 아니라 자체 분양보다 자금 회수 속도가 빨라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택지 매각을 줄이고 직접 공급을 확대하면 자금 회수는 늦어지고 금융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LH 개혁의 핵심은 조직을 나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며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재무건전성 확보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해법이 마련돼야 개혁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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