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가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았다. 전체 보유량의 0.004%에 불과한 소규모 매도였지만 "절대 팔지 않는다"는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면서 비트코인 가격과 스트래티지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결국 스트래티지는 일주일 만에 비트코인 1550개를 추가 매수하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섰다.
32개 매도했을 뿐인데…주가 28% '뚝'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전날 X(구 트위터)를 통해 평균 매수단가 6만 5332달러에 비트코인 155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32개를 매도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앞서 스트래티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우선주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해 평균 7만7135달러에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확보한 자금은 약 250만달러 규모였다.
2022년 이후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던 스트래티지가 매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스트래티지 공시가 나기 전인 지난 1일 오전 7만 30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공시 이후 사흘 만에 1만 달러 이상 하락, 6만 3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스트래티지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매도 공시 전인 지난달 30일 159달러 선에서 마감한 스트래티지 주가는 지난 6일 114달러 선까지 28% 가량 하락했다.
소규모 매도에도 '큰 논란'…"스트래티지가 지닌 상징성 때문"
스트래티지가 매도한 32개는 스트래티지 전체 비트코인 보유량의 0.004% 가량으로, 극히 적은 규모였다. 그럼에도 후폭풍은 매우 컸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스트래티지를 '장기 보유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번 논란은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위치를 보여준다"며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창업자는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해야 할 자산'이자 가장 강력한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스트래티지를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는 기업'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단순한 헤드라인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매도 규모와 배경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묻혔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도 이번 매도와 관련해 "금액 기준으로 보면 시장을 흔들 만한 규모는 전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상징성에 있었다"고 했다.
또 "시장은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을 '손대지 않는 금고'처럼 여겨 왔다"면서 "스트래티지가 2022년 이후 비트코인을 처음 매도했다는 것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선 신호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또 매도하지 않으려면?…"우선주 배당 위한 재원 마련돼야"
향후 스트래티지가 추가로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으려면 우선주 배당에 필요한 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이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비트코인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은 스트래티지에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스트래티지는 우선주 투자 수요를 늘려 배당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스트래티지는 우선주(STRC) 배당 지급 주기를 월 1회에서 월 2회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승인했다.배당 지급 빈도를 높여 우선주의 매력을 강화하고 투자자 수요를 늘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금성 자산도 추가로 확보했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달러 준비금을 기존 9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확대했다. 추가 자금 조달이 없더라도 현재 확보한 현금만으로 약 7개월 동안 우선주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포필러스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보통주, 우선주 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은 쉽지 않다"며 "결국 스트래티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달러 준비금을 활용해 버티면서 시장과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