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시장은 직무 복귀 후 가진 첫 간부회의에서 정비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임기 내인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3년 내 8만 5000가구 착공 공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공급이 빠졌다며 ‘정책 참사’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과세 압박을 통한 부동산 수요 억제에, 오 시장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에 돌입한 것은 정책 주도권을 놓지 않음과 동시에 중앙정부와 지자체에 분산된 주택 정책 권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는 거시적인 법령과 제도를 다루고, 서울시는 도시계획 및 인허가를 담당한다. 서로의 권한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한쪽이 단독으로 대규모 공급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호 협력이 필요한 구조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특정 지역의 용적률을 높인다고 해도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상한을 넘길 수는 없다. 정비사업 역시 정부가 안전진단 통과 기준을 정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거시적인 규제의 틀을 쥐고 있지만, 서울시가 최종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만큼 마지막 칼을 쥐고 있다. 오 시장이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해 공급 속도를 높이는 서울시의 권한 활용 사례다.
반면 주택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부동산 세제 및 금융 관련 대책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다.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와 주택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은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중앙정부가 결정한다.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부동산 관련 세율 및 대출 규제를 변경할 수 없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주비 지원을 확대하는 정도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금융 지원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책 권한이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나뉘어 있는 데다 상호 보완적인 만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대승적 협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가격 상승 원인과 전·월세난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도한 수요를, 오 시장은 공급 부족을 꼽는 등 다르게 해석하고 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제 중심의 규제만으로도, 혹은 단순 주택 공급 숫자만 늘린다고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면서 “중앙정부나 서울시가 단독으로 난맥상을 돌파하기는 어려운 구조인 만큼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