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TF 위원 및 자문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위해 야심차게 출범시킨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고수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방침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데다 마지막 승부처였던 당정협의회마저 무산되면서, 수년째 공회전 중인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최근 원내대표 임기 종료와 함께 해체됐다.
TF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TF는 원내대표 임기에 맞춰 운영되는 조직이라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해체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 TF는 지난해 9월 민주당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출범시킨 당내 전담 조직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TF 출범을 계기로 수년째 지연되고 있던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논의는 핵심 쟁점에서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대표적인 쟁점은 금융위원회 주도로 추진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규제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였다.
당시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 중심으로 허용하는 금융당국 입장에 무게를 뒀다. 반면 디지털자산 TF와 민간위원들은 과도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업계 역시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하며 맞섰다.
결국 TF는 출범 이후 수개월 동안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당 차원의 통합 법안 마련도 진척을 보지 못했다.
특히 TF는 올해 초 금융위원회와 절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회의가 사실상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방향을 결정할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으로 일정이 연기됐고 이후 '빅 이벤트'인 지방선거까지 겹치면서 당정협의회는 끝내 열리지 못했다.
이후 TF 소속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당 차원의 통합 법안은 결국 발의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출범했던 TF는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도, 당정협의회도, 통합 법안도 남기지 못한 채 9개월 만에 해체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수년째 공회전하고 있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상임위원회 재배치가 예정된 가운데 TF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의 정무위원회 잔류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새 지도부가 별도 TF를 재구성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당정협의회도 열지 못한 채 해체됐다"며 "입법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TF 해체와 별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이 주요 정책 의제로 부상한 만큼, 후반기 국회에서 새로운 논의 기구가 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후반기 국회 원 구성과 정무위원회 인선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 다시 불확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