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7배 더 올랐다…'반도체 벨트' 동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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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7:07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경기 화성 동탄 아파트값이 일주일 새 1.98% 급등하며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산업 호황 기대감에 실수요는 물론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한 투자 수요까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셋값이 0.32% 오르며 10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전세시장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사진=뉴스1)
◇동탄, 2020년 ‘집값 급등기’ 이후 최고치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98%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0.27%), 수도권(0.20%), 전국(0.10%)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번 상승률은 최근 수년간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부동산원 시계열 기준으로 주간 아파트값이 1.98% 이상 오른 것은 2020년 11월 셋째 주 창원 성산구(1.98%)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상승률은 2020년 7월 넷째 주 세종시의 2.95%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반도체 성과급 효과보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경기 남부 배후 주거지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경기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 남부 배후 주거지역들의 가격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정주환경이 양호한 동탄의 가격 강세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동탄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아니라는 점도 상승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를 끼고 미리 매입하려는 수요(갭투자)까지 유입되면서 매물 감소가 전방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에는 역세권뿐 아니라 동탄 전역에서 매매 매물이 줄어들고 있으며 매물을 찾아 지역 내에서 매수세가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동탄 상승세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비규제지역 프리미엄, 갭투자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최근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다소 오버슈팅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동탄발 상승세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성남 분당구는 0.62%, 성남 중원구는 0.48%, 안양 동안구는 0.40%, 수원 영통구는 0.34% 상승했다. 평택은 이번 주 0.14% 올라 2024년 2월 둘째 주(0.01%)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6년 6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자료=한국부동산원)
◇서울 아파트값 한주 만에 오름폭 확대

서울 집값 역시 강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올라 전주(0.2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상승률은 지난달 셋째 주 0.31%까지 치솟은 뒤 최근 2주 연속 0.25%를 기록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번 주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동대문구(0.39%)와 도봉구(0.39%)를 비롯해 성북구(0.35%), 강북구(0.34%), 은평구(0.33%) 등 동북권과 외곽 지역 강세가 이어졌다.

남 연구원은 “동북권은 서울 다른 권역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고 전월세 매물도 부족한 편”이라며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과 갈아타기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은 더 가파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32% 올라 전주(0.29%)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2주 연속 오름폭이 커지며 2015년 10월 넷째 주(0.33%)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0.64%), 도봉구(0.55%), 송파구(0.53%), 강북구(0.49%), 성북구(0.48%)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역세권·대단지 등 선호 단지의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상승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강세의 배경 중 하나로 전세시장 불안을 꼽는다. 전세 물건 부족으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과 주식시장 강세로 일부 수요층의 구매 여력까지 커지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과 월세가 동시에 오르면서 주거 불안을 느끼는 30대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토허구역 지정으로 실수요자들의 구매 여건은 악화했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과 주식자산 가치 상승이 일부 수요층의 구매능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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