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아파트값 일주일새 2% 폭등…정부, 규제지역 지정 검토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7:0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가 일주일 새 2% 가까이 급등세를 보이자 국토교통부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동탄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토지거래허가대상이 아니라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동탄이 반도체 주거 벨트의 중심으로 실수요가 몰린데다 정부 규제를 피한 갭투자가 겹치면서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고 있다.

동탄 집합건물 매수현황
◇“5월 동탄 집값 보고 규제지역 여부 검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2~8일) 동탄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1.9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98% 수준 이상으로 오른 것은 2020년 11월 셋째 주 창원 성산구(1.98%) 이후 처음이다. 당시 성산구는 규제지역 풍선 효과로 급등세를 보였는데 다음 달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후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런 분위기에 정부는 동탄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5월 월간 주택 가격 동향이 나올 경우 정량 데이터와 정성 분석 자료에 기초해 규제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성은 2월에서야 동탄·만세·효행·병점 등 4개 구로 분류된 만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동탄만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종전까진 동탄신도시만 집중적으로 집값이 오르더라도 화성 전체로 따지면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동탄구는 4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석 달 전보다 3% 올라 경기도 석 달간의 물가상승률(1.2%)보다 1.5배를 초과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한 필수 요건을 충족했다. 5월 주택가격 데이터는 이달 15일에 발표되는데 최근의 가격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필수요건은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지정 지정 여부는 이러한 정량 요건 외에 주택보급률, 청약경쟁률 등 정량 요건과 시장 과열 여부를 종합해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지 여부는 해당 지역 내 시·도지사의 몫이다. 현행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두 개 이상의 시·도 지역에 걸쳐서만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국토부 장관이 동일 시·도 지역에 대해서도 토허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부동산 거래 신고법 개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회부된 상황이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지사로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추미애 의원이 당선된 만큼 동탄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때 토허구역 지정까지 한꺼번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탄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낮아지고 신용대출이 1억원 넘게 있을 경우 1년간 이 지역에 주택 구입 자체가 불가해지고 다주택자 취득세,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과되는 등 대출, 세제, 전매제한, 청약 제한 등이 생긴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주택 구입시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겨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전체 거래의 34.1%는 ‘외지인 매수’

실제로 동탄구에선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에 ‘갭투자’로 보이는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3~5월 화성시 동탄구 내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람은 6119명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2084명, 34.1% 가량은 화성시 외 지역에 살고 있는 거주자였다. 즉, 3명 중 1명은 화성시 외 외지인들이 동탄구 내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것이다.

화성시에 거주지를 보유한 사람을 포함해 주로 경기도 내에서 매수가 이뤄졌다. 전체 매수자의 88.4%(5412명)는 경기도에 거주지를 두고 동탄구 아파트를 매수했다. 동탄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실제 거주지를 동탄구로 이전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271명은 서울에 거주지를 두고 동탄구 아파트를 샀고, 거주지가 지방인 매수자 (395명·6.5%)도 있었다.

동탄구 아파트는 인근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해 있어 반도체 업황 호조에 직원들의 성과급 수혜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와 동탄 인근의 성남, 용인 수지구, 광명 등 경기 12곳이 작년 10.15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갭투자와 주택대출 규제 등을 받는 반면 동탄구는 이러한 규제 지역에서 벗어나 있어 갭투자 등이 아직까지 자유로운 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활황 기대감으로 광역 교통망을 갖추고 있으면서 정주 환경이 양호한 아파트 밀집 지역인 동탄에서 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해당 지역의 경우 향후 집값 상승에 대비해 세를 끼고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동참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탄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이 높아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12일 기준 5월 아파트 거래 건수 중 13.7%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만 해도 신고가 거래 비중은 1%에 불과했고 작년말까지도 4.5%였으나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동탄구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97㎡)는 이달 6일 20억 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치를 찍었다. 5월까지만 해도 17억~18억원에 거래됐으나 한 달여 만에 2억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호가는 최대 25억원까지 올랐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동탄구 내 아파트 매물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물은 12일 기준 3753건으로 한 달 전(5120건) 대비 26.7% 감소했다.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가 지금 거래가 살짝 주춤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가격 상승 여부 등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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