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했다. 미 경제의 견조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한 금리 인상 전망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절하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준까지 통화정책 방향 전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AFP)
1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일대비 13.7오른 1527.1원을 기록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재개 등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오르며 지난 11일(1528.9원)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미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됐지만, 연준이 점도표(금리 전망치) 등을 통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하면서 환율을 올렸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통상 환율 상승 및 자금 유출 리스크를 자극한다.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함께 공개된 점도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지난 3월 3.4%에서 3.8%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현재 금리 상단(3.75%)보다 높은 수준으로, 연내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나타낸다. 지난 3월만 해도 위원 다수가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석 달 만에 정책 방향이 180도 뒤집혔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강한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와 고용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 이후 미 국채 금리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달러인덱스는 전날 100을 돌파했으며 아시아장에서 100.3대를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의 매파적 결과로 환율 1400원대 복귀 시점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하향 안정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물가 둔화가 확인될 경우 환율은 하반기 중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연준의 매파적인 동결 결정은 금리 인상이 임박한 한은의 정책 결정에 한층 힘을 실어줄 전망이지만, ‘워시 체제’에서 연준의 변화는 미 통화정책 경로의 예측 가능성을 다소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워시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소통을 최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의 점도표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한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봤다.
사장에서는 한은이 사실상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제 상황은 물가, 성장, 환율, 부동산 등 어느 갈래를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선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강한 긴축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한은은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급된 대규모 성과급(특별급여)이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례적인 수준의 성과급이 최소 내년까지 지급되면서 여타 부문의 임금 인상 요구로 확산될 경우, 수요와 비용 양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2차 파급효과’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까지 치솟으며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