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6년 6월) 설명회. (왼쪽부터)유재현 국제기획부장, 이정연 금융안정기획부장, 장정수 부총재보, 임광규 금융안정국장, 문용필 안정분석팀장. (사진=한국은행)
장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비율이 최근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차입가구의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명목지표 개선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또 그는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함께 가계대출도 다시 늘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계속해서 경계감을 갖고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500원이 넘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최근의 원화 약세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보다 외국인 주식 매도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주식 매도는 주식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며 “매도세가 진정되면 경상수지 흑자 등을 바탕으로 환율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높은 수준을 보이거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에는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 부총재보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보고서에서 환율 변동성이 비교 시점 대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는데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나. 최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적절한 외환보유액 규모도 좀 따라서 올랐다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중동 사태 이후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데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매파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며 달러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매도가 더해지면서 주요 선진국 통화보다 원화 절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다만 최근 외국인 주식 매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차익실현이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매도세가 진정되면 경상수지 흑자 등을 바탕으로 환율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
그럼에도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고환율을 보이거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에는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
외환보유액은 순대외채권 규모와 낮은 단기외채 비중,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대외 충격에 대응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IMF도 지난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명목 GDP 대비 가계와 기업 신용 레버리지가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불균형 위험은 어떻게 평가하나.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구조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다. 최근 명목 GDP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비율 하락 폭도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총량 측면의 리스크가 완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고, 취약차주 등 질적인 취약성도 남아 있다. 명목지표 개선 역시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된 영향이 커 차입 가구의 소득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경계감을 갖고 지속할 필요가 있다.
-금융취약성지수(FVI)가 2024년 2분기 이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불안지수(FSI)도 여전히 주의 단계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향후 개선될 것으로 보는지.
△FVI는 신용과 자산가격 등에 누적된 금융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중장기 지표다. 현재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돌고 있지만 최근에는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나 정부의 규제 강화 등이 반영되면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FSI는 단기적인 금융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중동 사태 등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최근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불균형 축적과 금융불안 움직임을 계속 점검하겠다.
최근 금융취약성이 높아진 것은 부동산시장과 자산시장, 레버리지 투자 확대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향후 통화정책이 긴축 방향으로 전환될 경우 중장기 금융취약성과 금융불안이 모두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또다시 불발됐다.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과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MSCI도 우리나라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제도 개선이 아직 진행 중이고 시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장과의 소통도 지속한다면 장기적으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최근 원화 약세 역시 외국인 주식 매도 영향이 크지만 기초경제 여건 때문은 아니다.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면 환율 상승 압력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전날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은은 외국인 리밸런싱이 언제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나.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조정 폭도 확대된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최근 높은 변동성 속에서 나타난 가격 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 리밸런싱도 최근 주가 급등으로 필요성이 다시 커진 측면이 있다. 다만 언제쯤 마무리될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6월 중순에는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최근 다시 매도 규모가 확대됐다.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 매도가 다시 촉발될 수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다.
-자영업자 가운데 60대 대출이 크게 늘고 30대는 감소한 배경은 무엇인가.
△인구 고령화에 따라 고연령층의 자영업 진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창업 수요와 맞물리면서 고령층 대출도 증가했다.
청년층은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이 높은 반면 고연령층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매입이나 임대업 등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부동산업은 상당수가 임대업 중심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하면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구조조정과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도 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또 최근 ‘빚투’ 증가에 따른 시장 변동성과 금융불균형 우려는 어떻게 평가하나.
△금리 인상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양면성이 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주식 투자 등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유인이 커졌고 실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됐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가격 하락 시 반대매매를 유발해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또 빚을 내 투자하지 않은 투자자까지 손실을 입는 외부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자산으로의 과도한 쏠림이 금융안정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함께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협의해 나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