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특단의 방안들을 서울시 등과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방법론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거론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에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인데다 이를 통한 주택 공급에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에 정부가 협업해 공공주택 공급과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용범(가운데)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정부는 이르면 이달 발표될 부동산 종합 대책에 그린벨트 해제 등을 포함한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표된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도 ‘그린벨트 해제’는 담기지 않았으나 주택 공급이 워낙 저조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토론회에서 “아름다움, 생태적인 것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린벨트도 안 된다, 여기도 안 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청년들은 어디서 사나”고 말했다.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은 크게 3기 신도시(17만 5000가구) 조성과 1.29 대책으로 발표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과천 경마장, 태릉 CC 등 노후 공공주택 이전 부지 또는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정도다. 3기 신도시는 발표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최근에서야 토지 보상이 마무리 단계일 정도로 진척이 느리고,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 국토부가 8000가구를 공급할 지, 1만 가구를 공급할지 등을 두고 여전히 갈등이고 나머지 지역도 주민이나 지자체 반대 등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에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울에 남은 그린벨트는 약 150㎢로 서울 전체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경기도는 950㎢로 전체의 9% 정도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에 대규모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저렴한 분양가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택지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린벨트 해제 외에 없다”며 “그린벨트 중에서도 기존 주거지와 연결되거나 비닐하우스 경작, 물류 창고 등으로 활용 이미 많이 훼손된 지역도 있다”고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도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2024년 11월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2만 가구) 등을 포함해 고양 대곡·의왕 오전왕곡·의정부 용현 등 4곳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5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 서리풀 지구만 공공주택 지구로 지정됐을 뿐 나머지는 아직 지구 지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8.8 대책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 총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3만 가구에 대해선 아예 그린벨트 해제 지역조차 발표되지 않았다.
◇영등포구 등 공업지역 주택공급도 협치 필요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의 협치가 필수적이란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린벨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국토부 장관에게 있지만 30만㎡ 미만의 면적은 시·도지사에게 위임돼 있다. 추후 주택 공급을 위한 각종 인·허가를 위해서도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김 실장이 제안한 서울 영등포구·구로구 등 공업지구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 역시 서울시와 협의가 필요하다. 김 실장은 “서울의 제조업 기반을 갖추기 위해 공업지구에 주택을 못 짓는다고 한다”며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누가 주가 돼 계획을 세우느냐도 연결돼 있어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해당 지역에도 주택이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업혁신구역은 용적률 800%가 적용되는데 400%는 산업용, 나머지 400%는 주거용”이라며 “기존 아파트 단지 18곳도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총 31곳에 2만 4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용접, 주형 등은 많이 이전했거나 폐업했고 정밀 가공 등 필요한 곳만 남아 있다”며 “현재 이러한 수요에 맞춰 도시형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순차적으로 이주 대책부터 고층 개발 등 주거 용도를 강화하는 작업들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이 신속기획통합으로 재개발 지구를 지정해왔는데 여기에 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녹여 협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신속통합기획 등을 통해 재개발 지구를 많이 지정했는데 착공되기 위해선 정부가 힘을 보태야 한다. 다만 재건축·재개발로 땅값만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주택도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다”며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대출규제 해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금 규제 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