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건설 지표가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줄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온기는 전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수주 릴레이가 전개되면서, 정작 중소기업의 수주 규모는 오히려 축소되는 ‘수주 양극화’ 구조가 고착화된 탓이다.
지역별 온도 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는 수주 회복세가 한층 강화되는 반면, 지방은 수주 감소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수주는 128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으나, 지방의 경우 77조 원에 그치며 5.1% 감소했다. 올해 4월까지의 누적 수주 역시 수도권은 전년 동기 대비 49.6%나 급증한 반면, 지방은 8.6% 늘어나는 데 그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은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공사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6.9(2020년 100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사비 지수 상승폭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등 사업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이 와중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면서 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중소사들의 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자금 융통이 어려운 지방 중소 건설사부터 무너지는 ‘도미노 폐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표상 건설 업황이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않고 있다”며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당장 일감이 없어 고사 직전이며, 공사비와 금리 압박이 이대로 지속되면 하반기에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업체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회복의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교한 정책 조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사와 중소사 간의 수주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함께, 자금 경색으로 막혀 있는 착공 부진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고사 위기에 몰린 지방 건설경기를 살려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향후 부동산 및 건설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