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ADR, 1500원대 환율 ‘구원투수’ 되나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6월 30일, 오전 05:01

[이데일리 이정윤 유준하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넘게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고환율을 완화할 ‘구원투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조달 자금이 국민연금의 연간 달러 수요에 맞먹는 만큼, 외환시장에 공급될 경우 환율을 40원가량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닉스 ADR, 1500원대 환율 ‘구원투수’ 되나
◇300억달러 외환시장 공급될까 기대 커져

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오후 정규장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3.2원 오른 154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지역 긴장이 다소 완화했음에도 미국의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재조정)에 따른 달러 수요가 이어지며 환율은 한 달 이상 1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언제 진정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새로운 달러 공급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10일 미국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 최대 300억달러, 약 45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용인, 청주 등 국내 반도체 시설투자에 활용될 계획이다.

ADR은 국내 기업 주식을 기초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예탁증권이다. 외화채권과 달리 부채를 늘리지 않고 주식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해외 투자자로부터 달러를 조달하고, 국내 투자에 쓰려면 이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만큼 실제 투자가 집행되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공급될 수 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선물환 거래보다 현물환(스팟)시장에서 달러를 원화로 직접 환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선물환 거래의 경우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헤지 수단으로, 당장 외환시장에 달러가 공급되지 않지만 현물환 거래는 실제 달러를 매도해 원화로 바꾸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집중되면 환율 40원가량 낮출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전 수요가 단기간 집중될 경우 환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00억달러는 국민연금의 연간 해외투자 규모와 비슷하다”며 “조달 자금이 1~2개월 안에 현물환시장에서 환전될 가능성이 커, 규모와 속도 모두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무역흑자로 유입되는 달러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상당 부분 상쇄했다”며 “여기에 ADR 자금까지 더해지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300억달러 규모의 달러 공급은 환율 하락 재료인 것은 분명하다”며 “300억달러 중 절반 정도가 한 달에 걸쳐 시장에 공급된다면 단기적으로 환율을 40원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도 하이닉스의 ADR 발행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환전 규모와 시기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ADR 자금이 국내 투자에 활용되면 달러 공급 요인이 될 수 있다”며 “300억달러 규모의 달러 공급은 환율 안정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꺼번에 환전할지, 순차적으로 환전할지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고, 해외 투자에 쓰일 경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ADR 자금만으로 환율이 1400원대까지 내려서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달러 강세부터 외국인 리밸런싱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400원대까지 내려가려면 외국인 리밸런싱에 따른 역송금과 중동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함께 진정돼야 한다”며 “1400원대 안착 여부는 추가적인 환율 하락 요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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