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분리' 빗장 푼 첫 사례…미래에셋, 코빗 인수가 남긴 의미

재테크

뉴스1,

2026년 7월 09일, 오후 02:27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 승인은 단순한 기업결합 승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17년 이후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를 짓누른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 아래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품은 첫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주식 92.06%를 약 1334억 원에 취득하는 건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 미래에셋컨설팅 코빗 인수 승인…"경쟁 제한 가능성 낮아"
형식상 인수 주체는 호텔사업 등을 영위하는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느린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거래소를 편입한 만큼,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융그룹의 거래소 인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보유하는 것은 금가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쉽지 않았다. 실제 미래에셋도 금융계열사가 아닌 비금융 계열사를 인수 주체로 내세운 배경에는 이러한 규제 환경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 역시 금융그룹의 간접 진출이라는 점에서 금가분리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금융권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제도권이 사실상 인정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승인에는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제한적이어서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함께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 금가분리 완화 '신호탄'…해외 트렌드에도 부합
미래에셋그룹이 코빗을 정식으로 품게 되면서 이번 인수는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보유를 가로막아 온 금가분리 원칙이 사실상 처음으로 허물어진 사례라는평가가 나온다.

코빗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은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융합 흐름 속에서,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당국도 이미 금가분리를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금가분리는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참여를 제한한 것"이라며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도화와 입법이 추진되는 만큼 바뀐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금융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SBI홀딩스가 비트뱅크를 인수했고, 미국에서는 로빈후드가 유럽 최대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하며 증권과 가상자산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권의 거래소 투자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투자했고, 삼성증권도 두나무 지분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정위 승인이 향후 금융회사들의 거래소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승인은 단순히 한 거래소의 인수를 넘어 금융권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제도권에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성이 있다"며 "향후 금융권의 추가 투자와 협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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