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부동산 시장은 은행발 대출 한도 축소 소식에 크게 술렁였습니다. KB국민은행이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전격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주택 매수 잔금을 치르기 위해 3억원 이상의 대출이 필요했던 수요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난데없는 ‘대출 오픈런’에 나서야 할 판”이라는 토로가 잇달았습니다.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_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시세 15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한 데 이어, 민간 시중은행이 이를 자체적으로 3억원까지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신한은행 역시 오는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적용되던 모기지보험(MCI·MCG)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선두 은행들이 대출 고삐를 죄기 시작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연쇄적으로 대출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본격화된 결과로 해석합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3000억원 증가하며,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8조원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주택 거래량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은행들의 자체 대출 여력까지 한계에 다다르자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매매가 10억~15억원 선의 서울 외곽 및 중소형 아파트 매매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수억원의 현금을 단기간에 추가로 마련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매수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 실수요자 간의 ‘자산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전세가격 급등으로 대출을 보태 내 집 마련에 나서려던 서민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매수를 포기하고 다시 임대차 시장으로 유턴할 경우, 전월세 가격을 다시 밀어 올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대출 규제가 엄격했던 25억원 이상 고가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