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쌍용건설 공사대금 소송…법원 “KT 추가 지급 의무 없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18일, 오전 10:03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사대금 증액을 둘러싸고 KT와 쌍용건설이 벌인 소송에서 법원이 KT의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쌍용건설이 제기한 142억 9000만원 규모의 추가 공사대금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김경진 부장판사)는 지난 3일 KT가 쌍용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쌍용건설이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 반소는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KT 판교 신사옥 건설공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과 건설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불거졌다.

KT는 2020년 8월 쌍용건설과 834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설계 변경 등을 거쳐 2023년 9월 계약금액을 879억원으로 조정했다.

이후 쌍용건설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물가 변동을 이유로 계약금액 증액을 요구했다. 그러나 KT는 계약 당시 물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특약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쌍용건설은 2023년 10월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추가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이후 KT는 추가 공사대금 지급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쌍용건설도 142억 9000만원의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반소를 냈다.

재판의 쟁점은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 조정을 배제한 특약의 효력이었다.

쌍용건설은 계약 체결 이후 약 1년 5개월 동안 건설공사비지수가 27% 넘게 상승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물가 급등이 발생한 만큼 해당 특약은 건설산업기본법상 현저히 불공정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설령 특약이 유효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범위의 물가 변동에만 적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 조정을 배제한 특약이 물가 상승뿐 아니라 하락에 따른 계약금 감액도 함께 배제하고 있어 본질적으로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철강 등 주요 원자재는 다음 해 공사 물량을 예측해 미리 계약하는 방식으로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만큼 건설사가 위험을 회피할 수단도 있었다고 봤다.

아울러 시공능력평가 28위의 대형 건설사인 쌍용건설이 계약 체결 당시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설계 변경 등 별도 비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계약금 조정을 허용하고 있어 시공사의 이익도 일정 부분 보호하고 있으며, KT가 계약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특약이 피고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며 “당사자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함부로 무효로 돌린다면 사적 자치와 계약 자유의 원칙을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이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은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해 장기화 가능성이 이미 존재했던 만큼 최초 입찰 당시부터 일정 수준의 물가 변동 위험은 예측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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