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전문가들 역시 대토론회를 통해 공급·금융의 범위와 정비사업 지원 수준, 초고가 주택 기준, 보유세·양도세 개편 방향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공급과 금융, 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대부분 중장기 과제에 집중됐고 단기 공급 대책 논의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허가보다 시장 수요 위축이 더 큰 문제”라며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기조를 유지한 채 다양한 주택 유형 공급만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입장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다. 대토론회를 앞두고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공공 중심의 공급과 실거주 중심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비아파트와 민간 오피스텔을 공급하거나 3기 신도시 상업용지의 용도를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을 포함해 단기간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급 물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입임대 활성화가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가 있다”며 “LH가 제값을 주고 사줘야 민간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은 단기 공급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재건축·재개발은 3~5년이 걸리고 기존 주택을 철거하면 오히려 공급이 줄어든다”며 “이주 수요가 생기고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론회 현장에서는 공급 병목을 해소하려면 정비사업 활성화와 이를 뒷받침할 금융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PF 보증 확대와 정비사업 사업비·이주비 대출 개선, 기업형 민간임대 금융 지원 등을 통해 민간의 공급 여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성 악화로 멈춰 선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공급을 살리기 위해 ‘공급 목적 금융’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백두진 서울시 부동산금융분석팀장은 “이주비 대출 문제로 이주 자체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이 멈추지 않도록 공급 목적의 금융은 별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공급 목적 금융 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범위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비아파트와 민간임대 등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검토하되,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 규제를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 PF 보증 확대 등을 어디까지 공급 금융으로 인정할지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세제개편안에서도 정부와 전문가들의 온도차가 나타난다. 김 실장은 “다주택자와 1주택자, 거주 목적과 비거주를 달리 보겠다”며 “초고가 부동산은 중간 가격대 주택과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보유세와 양도세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를 낮춰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초고가 주택 차등 과세와 실거주 중심 원칙은 제시했지만, 과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가액 중심으로 전환할지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어떻게 손질할지 등 각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실제 지난 16일 열린 세제 토론회에서는 주택 수 중심 과세를 보유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보유세와 양도세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제안이 잇따랐다. 다주택자 규제 위주의 세제가 수도권 ‘똘똘한 한 채’ 쏠림을 키운 만큼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함께 손볼 필요가 있으며, 실거주 여부와 자산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의 여러 채보다 수도권 한 채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 구조를 가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 역시 “같은 30억원의 양도차익이라도 다주택자와 1주택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이 약 6배 차이 난다”며 “이러한 격차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