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사진=노진환 기자)
구체적인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민간 임대사업자와 비등록 일반 임대인들 모두 해당 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준비되고 있다. 신탁을 하는 전세금 규모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의 경우 임차인이, 월세의 경우 임대인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범 사업조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제도는 ’전세 에스크로‘ 제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평가받는다. 전세 제도가 보편적이지 않은 해외에서는 월세 보증금을 에스크로 방식으로 예치하기도 한다.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세입자가 낸 임대보증금을 정부 산하 RTBA가 신탁 형태로 보관한다. 계약 종료 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반환액에 합의할 경우 이를 지급하고 분쟁이 생기면 심판에 따라 결정한다. 윤석열 정부 당시 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하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전세 보증금을 제3의 기관에 신탁하는 에스크로 제도 도입을 시사했다가 ’전세 말살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며 진행 자체가 되지 않은 바 있다.
임대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금을 예치해 기금 수익을 얻는 것보다 전세를 반전세로 바꿀 경우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선택제로 운영할 경우 전세금을 예치해 수익금을 얻는 것보다 반전세로 돌려 월세를 받으면 안전한 데 어느 임대인이 그런 제도를 선택하겠냐”고 말했다.
게다가 ’전세‘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로 임대를 준다는 것 자체가 주택 구입 또는 건축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는 레버리지로 쓰이고 있는데 이를 방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전세를 레버리지 형태로 활용해 자금을 확보, 임대를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해당 제도를 선택제가 아닌 대폭 확대 운영한다면 결국 전체적인 공급의 위축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 자체는 공감하면서도 ’강제성‘을 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령층 등 현금이 필요하지만 투자에는 익숙치 않는 이들에게는 원금을 보장해주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만약 선택제가 아닌 강제로 해당 제도가 운영된다면 전세의 월세화 가속 등 문제점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