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년 주거, 하나의 답은 없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전 05:3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사흘간 이어진 부동산 국민토론회가 끝났다. 세 토론회를 지켜본 뒤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청년에게 정말 필요한 주거정책은 무엇인가.

서울 용산구 일대 주택가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용산구 일대 주택가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지금의 청년 주거 현실은 복잡하다. 부모 도움 없이 생애 최초 분양을 받은 30대는 대출 규제로 입주를 걱정한다. 반면 상당수 청년은 내 집 마련보다 월세와 전셋값을 버티는 일이 더 절박하다. 부모 지원으로 자산을 늘리는 청년도 있다. 모두 2030이지만 필요한 정책은 제각각이다. 이런 이야기는 세 토론회를 걸쳐 빠지지 않고 나왔다.

공급 토론회에서는 청년의 다수가 여전히 세입자인 만큼 공급 확대 못지않게 안정적인 임대시장과 세입자 보호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집을 사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 더 절실한 청년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금융 토론회에서는 ‘청년 실수요자’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와 소득 수준에 따라 같은 청년이라도 내 집 마련 여건은 크게 달라졌다. 실제 국민 제안에서도 무주택자와 생애 최초 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무주택자라고 모두 같은 처지는 아니고, 생애 최초라고 모두 같은 지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출을 더 풀 것이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금융을 지원할 것이냐다.

세제 토론회에서도 주택 수만이 아니라 보유 가액과 실거주 여부, 주택의 기능에 따라 정책 대상을 세밀하게 나눠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청년 정책도 다르지 않다. 나이만으로 대상을 구분하기보다 소득과 자산, 주거 형태와 생애 단계까지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청년 주거정책은 청년이면 실수요자, 청년이면 내 집 마련 지원 대상이라는 접근에 그치고 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청년’이라는 이름을 붙인 또 하나의 지원책이 아니다. 서로 다른 주거 현실을 인정하고 각자에게 필요한 주거 사다리를 놓는 일이다. 세입자에게는 안정적인 임대시장과 권리 보호를, 생애 최초 구입자에게는 실질적인 금융 지원을, 취약계층에게는 촘촘한 안전망을 제공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공급도, 금융도, 세제도 결국 그 사다리를 완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23일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민 대토론회가 원칙만 되풀이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급을 몇 만 가구 더 늘릴지, 대출 규제를 어디까지 완화할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청년의 주거 사다리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월세로 출발한 청년, 전세에 머무는 청년, 생애 최초로 집을 사려는 청년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정책. 그것이 이번 토론회가 남긴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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