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무이자로 빌려준대도…서울 장기안심주택 지원 미달, 왜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24일, 오전 05:01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무이자로 최대 7000만원까지 보증금을 지원해주는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이 파격적인 혜택에도 일부 전형에서는 지원자가 모집인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안심주택에 대한 조건이 비교적 까다로워 임대인이 달가워하지 않아 대상지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3일 SH에 따르면 지난 5월 접수를 마친 2026년 제1차 장기안심주택 청약접수 결과 청년 특별공급 부문은 3000명 모집에 2967명이 지원해 33명 미달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1500가구 모집에 364명이 지원해 미달율 75.7%에 달했으며 세대통합 특별공급 또한 50가구 모집에 35명이 지원해 15명 미달이 났다.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은 일반적인 임대주택과 달리 ‘집’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의 경우 원하는 주택(4억 9000만원 이하)의 보증금을 최장 10년 동안 40%, 최대 7000만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사업이다. 게다가 주택도시기금 전세대출인 버팀목 대출도 동시 이용이 가능해 임차인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청년 특별공급과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미달이 난 이유는 ‘대상지’를 구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장기안심주택은 보증금을 지원받아 대상지를 임차인이 직접 구해야 한다. 임차인이 집을 구해서 SH에 권리분석 심사를 넣으면 SH가 이를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해 지원 가능한 주택인지 확인한다. 이후 임대인과 임차인, SH가 함께 삼자 계약을 맺는 구조다.

엄격한 심사 과정 자체를 임대인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상지 물색이 쉽지 않다는 게 수요자들의 반응이다. 과거 장기안심주택 사업에 참여했던 A씨는 “SH 사업을 한다면 바로 거절하는 부동산이 10곳 중 6곳 정도였다”며 “세 달 동안 매달린 끝에 겨우겨우 집을 구했다. 다시는 하기 싫은 경험”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대표적인 것이 반환보증보험이다. SH의 경우 서울보증보험(SGI) 반환보증에 가입하는데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 반환보증에 비해 가입요건이 까다롭다. 예컨대 공시가격 환산 한도의 경우 HUG나 HF의 경우 공시가격 140%에 담보인정률(90%)을 곱해 126%까지 인정해주지만 SGI의 경우 공시가격 130%에 담보인정률을 곱해 117%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이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대상 주택이 확 줄어들면서 선택지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신혼부부 특별전형의 미달률이 높은 이유는 ‘4억 9000만원’이라는 최대 전세보증금 한도에 있다.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중위가격은 6억 1333만원으로 4억 90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게다가 전세 매물이 줄고 이에 따라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임대인들이 복잡한 장기안심주택보다는 임차인과 단 둘이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장기안심주택 상품을 다뤄봤다는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료를 지원받긴 하지만 워낙 복잡하고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임대인들이 꺼리는 상황”이라며 “싼 물건은 안 보고 계약을 하는 상황인데 굳이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와 SH는 최근 개선 작업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달 사유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소득이나 주택 면적 등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모집에서는 개선안을 통해 미달을 막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사자들이 직접 대상지를 구하는 것이 아닌 SH가 미리 대상지를 물색한 이후 수요자들이 계약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제도 취지 자체가 좋기 때문에 SH나 서울시에서 미리 공고를 내 사업에 참여할 임대인을 모집하고 이후 임차인이 선택하도록 한다면 제도의 실효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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