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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앞서 3기 신도시 등 주요 공공택지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사업 절차를 단축하고 전반적인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대통령 지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업기간 자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3기 신도시 사업은 지구 지정부터 지구계획 수립, 환경·교통영향평가, 토지보상, 이주·철거, 부지조성 등을 거쳐 착공에 이른다. 정부는 이 가운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관계기관 협의와 각종 인허가·심사 절차를 병행하고, 토지보상 착수 시점을 앞당기는 등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교통영향평가를 동시에 진행하거나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문가들도 3기 신도시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 발표된 후 9년째 추진돼 토지보상과 택지 조성이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지가 적지 않은 만큼 신규 택지를 발굴하는 것보다 공급 효과를 더 빨리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급을 최대한 앞당겨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은 공급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사업이 지연된 사례를 보면 행정절차보다 현장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사업 초기에는 토지보상과 주민 협의가 가장 큰 병목으로 꼽히고, 보상 대상과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커질 경우 토지 확보와 지장물 철거, 부지 조성까지 연쇄적으로 늦어질 수 있다. 공사 단계에서도 문화재 조사와 지반 보강, 사업계획 변경, 안전기준 강화, 공사비 상승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행정절차 개선만으로 사업기간을 일률적으로 절반까지 줄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남양주왕숙 S-18블록은 지장물 철거 등의 영향으로 사업기간이 기존 2027년 12월에서 2029년 7월로 19개월 연장됐다. 인천계양 A-10블록(798가구)은 지반 보강 등을 반영해 사업기간이 기존 2028년 6월에서 2029년 6월로 12개월 연장됐다. 하남교산 지구는 문화재 발굴 조사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공급절차 단축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대책’에는 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추진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관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입법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3기 신도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정비사업에서 추진한 절차 병행 개념을 3기 신도시의 관계기관 협의나 영향평가 등에 일부 활용할 수는 있지만 별도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3기 신도시는 현재 추진 중인 공급 대책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은 맞다”며 “사업 초반에는 토지보상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하남교산이나 계양, 창릉 등은 상당 부분 본궤도에 오른 만큼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적률을 높이거나 상업용지 일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등 공급을 확대할 방법은 찾을 수 있다”면서도 “사업기간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것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 사업은 계획대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최대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