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액 20년내 최저…올해 300억달러 돌파 '빨간불'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27일, 오전 05:01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7년 연속 해외 건설 수주액 300억 달러 돌파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부진과 기저효과가 맞물리며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액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다.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발주 예정 사업의 순연·취소와 분쟁 영향국의 사업 추진 지연이 이어지는 영향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6.4% 수준인 112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상반기 기준 8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최근 10년래 최저 수주액을 기록했던 2019년 상반기(119억 2000만 달러)보다도 6억 4000만 달러가량 적다.

상반기 수주가 기대됐던 대형 프로젝트들이 하반기로 순연되면서 수주 모멘텀이 둔화된 탓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지며 해당 지역 수주 실적도 저조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에서 체코 원전 사업을 제외할 경우(123억 1000만 달러), 올 상반기 실적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번 수주 부진을 수주환경 개선을 위한 구조적 과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단순 토목·건축 중심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 원전·SMR, 데이터센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단계에 있다”며 “금융·개발·시공·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역량 확보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서는 상반기 부진으로 인해 연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올해 연간 해외 건설 수주액을 276억~302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358억 5000만달러)을 하회하는 수치다.

중동발 악재도 여전하다. 에너지 수송 차질과 유가·가스 가격 변동성 확대, 해상운임 및 전쟁 보험료 상승은 건설 자재 조달비와 공사비를 높이는 주원인이다. 이는 현장 인력의 안전관리와 장비 운송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향후 정세 불안이 완화될 경우 LNG·발전·석유화학·항만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투자 및 복구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위기와 기회 요인을 동시에 살피며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해외 건설 수주는 단일 대형 프로젝트의 계약 시점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큰 만큼, 올해 수주 규모만으로 국내 건설기업의 자체 경쟁력을 단정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은 하반기 수주 실적을 가르는 핵심 하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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