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인데 늘어난 전세 매물, 왜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전 05:31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7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전세시장 매물이 증가하는 반면 거래량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치솟는 전셋가에 실수요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시세보다 비싼 일명 ‘배짱 매물’만 시장에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체_[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체_[연합뉴스 자료사진]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총 6304건으로 1월 기록한 1만2373건 대비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전세난이 심화됐던 지난 4~5월과 비교해도 60%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 신고 기한에 따른 집계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에서는 서울 평균 전세가격이 7억 원을 넘어선데다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란 예상 속 수요자들이 주거 눈높이를 낮춰 매매에 나서거나 월세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B부동산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7억458만 원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7월 서울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36.1로 4월 이후 세달 연속 130대를 유지 중이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3개월 후 전세 가격이 상승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와중 전세 매물은 쌓이고 있다.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중저가 매물은 나오는 족족 빠르게 계약되는 반면,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고수하는 고가·배짱 매물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장기 미계약 상태로 남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1209건으로 5월 1일 기록한 1만5733건 대비 34.7% 늘었다.

올 들어 체결된 전세계약 4건 중 1건이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갱신계약’이라는 점도 매물 적체를 부추긴다. 갱신계약 비율이 높아 신규 이동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시장에 떠도는 잔여 매물이 소진되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세시장의 분위기는 더 험악해지고 있다. 내달 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줄이고 보유세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과 보증비율 축소 등 강도 높은 규제 카드를 예고했다. 전세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하는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속 전세시장의 가격 상승 및 거래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과세 예고로 집주인들의 실거주가 이어지면서 전세가격 상승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매매가와 전세, 월세가 전부 오르는 ‘트리플 상승’ 속에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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