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면세’ 끝낸다…등록임대 세제특혜 손질에 전월세시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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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6:33

[이데일리 이다원 함지현 김은경 기자]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게 부여해온 양도소득세 특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등 임대주택 관련 세제 혜택을 대폭 손질한다. 등록 말소 이후에도 유지되던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우대를 없애고 상생임대 등 임대 세제도 함께 정비한다. 이를 통해 장기간 유지된 세제 특혜를 정비해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임대사업 유인이 약화하면서 전월세 공급 감소와 월세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매물현황과 시세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매물현황과 시세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장기(8년)·단기(4년) 매입임대 아파트에 적용해온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에만 적용하며, 비아파트와 조정대상지역 밖 아파트, 건설임대주택 등은 기존 특례를 유지한다.

현재는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 등록이 자동 말소된 이후에도 양도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고 임대기간 중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 50%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28년부터는 양도세 중과를 절반만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도 30%로 축소하며 2029년부터는 양도세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를 모두 폐지한다.

만약 2018년 6억원에 취득한 조정대상지역 등록임대 아파트를 11억원에 양도할 경우 산출세액은 양도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2027년 말까지 양도하면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가 적용돼 약 9000만원이지만, 2028년에는 약 1억 7000만원으로 늘어난다. 2029년 이후에는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가 사라지면서 약 3억 2000만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세 부담이 단계적으로 커지는 만큼 사실상 등록임대사업자들에게 2027년까지 기존 혜택을 활용해 매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시한 셈이다. 서울에서 올해 자동 말소 예정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2만 2822가구로, 2027~2028년에도 약 1만 5000가구가 추가로 등록 말소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임대주택과 미분양주택 양도세 특례도 손질하기로 했다. 일정 시기 취득한 임대주택과 미분양주택에 기한 없이 적용되던 양도세 감면 특례에 적용기한을 설정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2029년 말까지, 수도권 비아파트와 비수도권 주택은 2031년 말까지 양도하는 경우에만 기존 특례를 인정한다. 상생임대주택 특례도 올해 말 신규 적용을 종료한다. 다만 기존 상생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은 계약 종료 후 1년 이내 양도하면 1가구 1주택 비과세와 장기거주소득공제 거주요건 면제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를 마련했다.

정부는 장기간 유지해 온 임대 관련 세제 특례를 전반적으로 정비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임대사업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집값 안정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혜택을 정상화하는 차원”이라며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의 매물이 나와 부수적으로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출회 효과보다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등록임대사업자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보다 실거주를 선택하거나 임대사업을 정리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임대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더해지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이 늘면서 월세화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면 기존 임차인이 거주하던 주택이 실거주용으로 전환되면서 전월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밀려난 임차 수요가 다시 시장에 유입되면서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 만료 이후 신규 계약부터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이 증가하면서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재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등록임대 특례가 유지되는 2027년까지 절세 목적의 매도는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고 매물 출회 시기도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 연구원은 “이번 세제개편은 매매시장에서는 절세 목적의 손바뀜을 촉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차시장에 매물 감소와 월세화라는 현상을 동반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매매시장보다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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