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사진=이데일리DB)
4일 조세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세무사회와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은 최근 논평을 통해 부동산 세제 개편의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세제 당국 내부에서조차 설명 과정에서 ‘세부 규정이 다소 복잡하다’는 토로가 나올 만큼 안팎으로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세무 현장에서는 복잡해진 세법 구조에 대한 우려가 크다. 1만 8000여명의 조세 전문가를 대표하는 한국세무사회는 논평에서 “이번 개편안은 종부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FMV),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등 핵심 세제가 한번에 시행되지 않고 2027년과 2028년에 걸쳐 해마다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구조”라며 “일반 국민은 물론 조세 전문가조차 이를 준수해 납세하는 데 있어 과소신고나 오류 등 리스크와 납세협력비용이 폭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구체적인 개편 각론에 대해서도 조세 원리 훼손을 우려하며 세부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우선 종부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한 것에 대해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나 사회적 압박감이 낮아져 다시 다주택 보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종부세의 차별적 과세 장치를 완전히 폐지한 것은 성급하다는 설명이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올렸음에도 종부세 과세 대상에 남겨둔 점도 비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0~80%로 올리고 세부담 상한액을 200%로 인상하면 1주택 실거주자의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무사회는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과세에서 제외하고, 과세가 필요하다면 재산세로 조정하는 것이 조세 저항을 줄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양도소득세 개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거주 기준으로 전환해 한도를 둔 것에 대해 “장특공제는 수년간 결집된 소득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조세 본연의 원리적 제도인데, 실거주에 집착해 이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년간 한시 완화한 조치도 가액 기준으로 종부세가 바뀌어 다주택 처분 유인이 줄어든 상황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4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에 세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민단체들은 실거주 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은 고가 1주택자 감세 효과와 다주택자 규제 완화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은 1주택자의 종부세 비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시가 약 20억원)으로 확대한 것을 고가 주택에 대한 특혜 정책으로 규정했다. 경실련은 “공시가 14억원 초과 주택은 전체 가구의 1.6%에 불과하다”며 “초고가 주택에만 종부세를 물리겠다는 것은 실수요자 보호를 넘어선 과도한 혜택”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거주·고령 세액공제(최대 80%)가 더해지면 시가 30억~40억원의 거주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20억원 2주택자보다 종부세를 적게 내는 세금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10년 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기본공제를 기존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10배 확대한 조치 역시 지나치게 과도한 혜택이라고 날을 세웠다.
경실련은 저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방 저가주택을 활용한 ‘갭투자’가 재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70~80% 인상에 그칠 것이 아니라 100%로 즉시 정상화해야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2년간 한시 유예한 조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참여연대와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정책 시행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중과 유예 카드를 꺼낸 것은 버티면 감세된다는 식의 땜질”이라며 “정부 스스로 정책 일관성과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세제개편안은 향후 국회 입법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각계의 지적을 반영해 수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여론을 취합해 부당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투자·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보유했을 경우 근로소득 형평에 맞게 세 부담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