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기존 집 내놓게 하고…그린벨트·비아파트로 ‘영끌 공급’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05:05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으로 기존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한 데 이어 이달 발표할 공급대책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도심 유휴부지, 비아파트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주택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이번 대책이 ‘어디에 얼마나 짓겠다’는 발표에 머물 경우 시장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공급의 핵심인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면 공급 물량과 실제 입주 사이의 시간차는 좀처럼 좁혀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관계기관과 업계로부터 공급 확대 방안을 제출받아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주택 문제 관련 “가용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번 대책에서는 정부의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급)’ 기조가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필요하면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린벨트 후보지로는 서울 강남구 세곡·자곡동과 수서차량기지 일대,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이 거론된다.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지만 서울시 협의와 주민 반발, 환경 훼손 논란은 넘어야 할 변수다.

정부는 올해 1·29 공급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던 도심 공공부지를 추가로 발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0년 8·4 대책에서 제시된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부지와 영등포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여의도 부지, 광진구의 광진구청 옛 청사, 강남구 청담고·강서구 공항고 이전부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도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아파트 공급에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다세대·연립주택 규제를 완화해 단기간에 공급 가능한 물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부는 상가와 사무실 공실을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를 ‘김윤덕표 공급’으로 언급하며 “상가와 사무실 공실을 활용한 주택 공급을 중요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전면 완화는 이번 대책의 중심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공개토론회에서 과도한 개발이익과 정비사업의 집값 자극 가능성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만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용적률 등 핵심 규제를 대폭 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도 핵심 모델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공개토론 과정에서 실효성과 자산가치 문제에 의문을 나타낸 만큼 일부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후보지를 얼마나 추가하느냐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번 공급대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공급이 가능한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추진 속도를 끌어올릴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그린벨트나 공공 유휴부지 개발은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비아파트 활성화가 단기적으로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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