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발에 완화된 특금법 시행령…'1000만원 의무보고' 철회

재테크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후 05:04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11 © 뉴스1 허경 기자

가상자산사업자(VASP) 규제를 강화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금융당국은 1000만 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일률적인 보고 의무를 완화하고 부채비율 요건에 유예기간을 두는 등 업계가 부담을 호소한 쟁점을 일부 반영한 게 특징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1일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사업자 신고 대상과 불수리 요건을 규정하고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부과했다. 고객확인의무(KYC) 방법과 대상을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지난 3월 공개된 입법예고안과 비교하면 업계가 과도하다고 지적한 규제는 일부 수위가 낮아졌다.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4월 27개 가상자산사업자의 의견을 취합해 법제처에 제출했다. 이후에도 당국과 사업자들은 비공개 간담회 등을 통해 관련 의견을 제기했다.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1000만 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의심 거래 보고(STR) 의무다.

입법예고안은 사업자가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등과 1000만 원 이상의 이전거래를 하면 의심 거래로 FIU에 보고하도록 했다. 별도의 의심 정황 없이 거래금액만으로 의심거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DAXA는 의견서에서 금액만으로 모든 거래를 의심 거래로 간주하는 것은 현행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1000만 원 이상 거래를 일률적으로 보고하면 거래소의 분석·보고 업무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의결된 개정안은 일괄 보고 대신 사업자가 해외거래소·개인지갑과의 1000만 원 이상 거래를 자체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부채비율 규정은 유예기간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규·갱신 신고를 수리받으려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이용자 예치금과 선불전자지급수단 관리업자의 미정산 잔액 등은 부채총액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자의 경우 부채비율 요건 적용을 1년간 유예한다. 조직·인력과 전산·보안설비, 내부통제 체계 요건도 1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중소 사업자의 경우 규제 대응과 보안 투자 비용이 부채 비율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 기준 자체는 유지하되 기존 사업자가 재무구조와 인프라를 정비할 시간을 부여한 것이다.

대주주의 형사처벌로 인한 사업자 신고 불수리 규정에도 예외가 생겼다. 당초에는 대주주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결격사유로 봤다. 그러나 법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대주주가 양벌규정으로 처벌받으면 결격사유에서 제외하도록 완화했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 간 이전거래에 적용되는 트래블룰(코인실명제)은 현행 100만원 이상에서 모든 거래로 확대된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관련 규정은 오는 20일부터 시행하며 그 외 부분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날부터 적용한다.

FIU는 "시행령 시행에 맞춰 '특정 금융거래정보보고 및 감독규정 개정안'도 함께 고시·시행할 예정"이라며 "감독규정에 재무 상태 요건의 1년 유예 규정을 부칙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 사항, 제출 서류, 신고 기한·절차·방법 등을 담은 신고매뉴얼 개정안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