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가 점찍은 '1호 거래소'…박현주 품에서 간판 바꾸고 새판짜기

재테크

뉴스1,

2026년 8월 13일, 오전 06:00

(코빗 제공.)

국내 최초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코빗이 미래에셋그룹의 품으로 들어가며 새판 짜기에 나선다. 법인명을 '디지털엑스'로 변경한 데 이어 13년간 사용한 거래소 서비스명도 교체할 예정이다. 시장점유율이 0.45%까지 밀려난 코빗이 미래에셋의 자본력과 금융상품 개발 역량을 등에 업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엑스는 지난 11일 상호 변경 등기를 마쳤다.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 등에서 사용하는 '코빗' 서비스명도 추후 변경할 예정이다.

다만 새 브랜드와 적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코빗 관계자는 "서비스명도 변경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앱과 웹사이트, 고객 안내 등 운영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용자 자산 보관 방식과 개인정보 처리 주체도 달라지지 않는다.

김정주가 점찍은 국내 1호 거래소…점유율 밀리고 별세 후 성장동력 약화
지난 2013년 출범한 코빗은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후발 주자인 업비트와 빗썸이 시장을 양분하며 좀처럼 외형을 키우지 못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거래량은 총 7억4138만 달러다. 그중 코빗의 거래량은 336만 달러로, 시장점유율은 약 0.45%에 그쳤다.

같은 시각 업비트의 점유율은 73.13%, 빗썸은 24.22%로 두 거래소가 전체 거래량의 97% 이상을 차지했다. 코인원은 2.19%, 고팍스는 0.02%였다. 국내 최초 거래소라는 인지도에도 시장 내 존재감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코빗은 가상자산 시장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본 고(故) 김정주 NXC 창업자가 점찍은 거래소이기도 하다. 넥슨 지주사 NXC는 지난 2017년 코빗 지분 62.68%를 약 913억 원에 인수했다. 김 창업자는 이듬해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사들이는 등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빗은 NXC 인수 이후에도 업비트·빗썸 중심으로 굳어진 시장 구도를 깨지 못했다. 지난 2022년 김 창업자 별세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사업이 구심력을 잃으면서 코빗도 뚜렷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현주의 '디지털자산 투자 그리드' 합류…RWA·법인시장서 반전 노릴까
코빗은 토큰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변곡점에 섰다.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4억 원에 인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국내 금융그룹 계열사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박 회장은 전통자산과 대체자산, 가상자산 등을 토큰화해 전 세계 투자자를 연결하는 '디지털자산 투자 그리드'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디지털엑스의 가상자산 거래·수탁 인프라에 금융상품 설계·운용 역량을 결합할 것으로 풀이된다. 토큰증권과 실물연계자산(RWA)을 비롯해 법인·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자산 서비스 등이 유력한 사업 분야로 꼽힌다.

코빗 관계자는 "토큰증권, RWA 토큰화 등의 제도화에 맞춰 관련 인프라를 함께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디지털금융 생태계 변화에 맞춰 사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본격화하면 디지털엑스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의 자본력과 금융상품 기획 능력, 코빗의 거래소 운영 경험, 실명계좌 제휴사인 신한은행의 금융 인프라를 결합해 법인 고객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빗 관계자는 "미래에셋을 배경으로 한 자본력과 금융상품 기획·개발 능력이 디지털엑스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법인 시장이 열리면 신한은행과 미래에셋, 디지털엑스의 전문성을 결합해 법인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직 개편이나 인력 확충, 신규 사업 출시 일정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RWA와 토큰증권 사업도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빗 관계자는 "규제 불확실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의 논의에 발맞추고 향후 마련될 가이드라인과 제도에 따라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chsn12@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