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호구론'이냐 '재산권 침해냐'…'줍줍' 어떻게 되나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후 03:4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8·13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민간 분양 잔여물량, 이른바 ‘줍줍’이 발생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매입 방식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고분양가가 이어지면서 기존 분양가에 해당 주택을 매입할 경우 ‘LH 호구론’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고 만약 감정가 수준으로 낮춰 매입한다면 재산권 침해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이영훈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이영훈 기자)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규제지역에 민간분양 잔여물량이 발생하면 LH 등이 우선 매입해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과도한 시세 차익 발생 등의 문제를 막고 무주택자를 위해 우수한 입지에 품질 좋은 주택을 임대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를 위해 9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나선다

이를 두고 ‘줍줍’ 물량에 대한 매입 방식에 관심이 모인다. 줍줍은 무순위 청약으로 민간 분양에서 청약이 미달이 되거나 당첨이 되더라도 포기하는 경우, 불법행위로 청약에 당첨된 경우에 다시 청약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발생한 잔여물량(전용 85㎡ 이하)은 약 1600가구 수준이다.

문제는 이 같은 ‘줍줍’이 고분양가와 대출규제가 겹치며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청약을 진행했던 서울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는 272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이 중 56가구(20.6%)가 계약을 포기했다. 래미안 엘라비네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8억 4800만원으로 역대 강서구 분양 단지 중 최고 수준이었다. 경기 성남 ‘더샵 분당센트로’ 역시 전용 84㎡ 기준 최고 21억 8000만원의 분양가가 나오며 84가구 중 50가구가 계약을 포기하며 무순위 청약이 나왔다. 이 같은 높은 분양가에 대출규제가 겹치며 ‘줍줍’이 대거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분양가에도 LH가 해당 주택을 매입할 경우 ‘LH 호구론’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1억원짜리 집을 지어 임대주택용으로 1억2000만원에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LH를 ‘호구’로 삼아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광범위하게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논리는 이번 민간 분양 잔여물량에 대한 매입 과정에서도 나올 수 있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분양가 대신 감정가 등 낮은 가격에 LH가 매입하는 방안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소유자와 매입가격 등 매입조건에 관해서는 협의해야 한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해당 주택을 LH에 넘길 경우 회사나 조합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 법원이 회사 자산을 객관적 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처분한 행위를 업무상배임으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 전문위원은 “현재 수도권에서 줍줍이 발생하는 이유는 고분양가로 인해 가격이 맞지 않아 생긴 결과”라며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가보다 싸게는 팔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정부가 사유 재산을 강제로 저렴하게 취득할 방법은 법 개정 뿐이다. 그마저도 여러 논란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오는 9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공급되는 민간 주택과 같이 선호도가 높은 주택을 공공이 보유하면서 공급하는 것이 공익적으로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방향만 제시된 상황이고 세부적인 방안을 조금 더 정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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