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다음은 코인?…가상자산 시총 5000억달러 급증, '2021 순환매' 오나

재테크

뉴스1,

2026년 8월 26일, 오후 05:09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일러스트.

일주일 새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 넘게 불어나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부터 주요 알트코인까지 일제히 급등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도 일주일 만에 최대 3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증시를 달궜던 투자 열기가 가상자산으로 번지면서 지난 2021년 불장 당시 나타났던 '증시→코인' 순환매가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실제 증시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데다 금리와 유동성 등 거시경제 환경도 당시와 달라 본격적인 자금 순환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총 증가에 韓 거래소도 '방긋'…규제 완화 기대에 달러 대체 수요까지
26일 오후 1시 54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65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날엔 2조 7100억 달러까지 오르며 약 3개월 만에 2조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일주일 전(2조 1900억 달러)과 비교하면 23% 증가한 규모다.

주요 가상자산이 동반 상승하며 시장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한 결과다. 이날 비트코인(BTC)은 전주 대비 2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ETH)은 28.6%, 엑스알피(XRP)·솔라나(SOL)는 각각 43.4%·25.7% 올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도 늘었다. 이날 오후 코인게코 기준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11억 2920만 달러(약 1조 5600억 원)로 전주 대비 192.4% 증가했다. 지난 22일에는 33억 2998만 달러(약 4조 6140억 원)까지 치솟았다. 빗썸의 거래대금도 일주일간 116.1% 늘었다.

미국발 유동성 확대 기대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되살린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 완화 기대와 달러 대체 수요가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는 증시와 가상자산 모두에 호재였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며 자금이 더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려는 수요도 상승 폭을 키웠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 대체자산 수요까지 더해지며 강하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AI 관련주→코인 순환매 가능성…2021년 불장과는 거시환경 달라"
국내 증시에 집중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가상자산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피는 지난 6월 종가 기준 9000선을 돌파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날 오후 2시 13분 6869.23을 나타냈다. 증시가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가상자산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주식보다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라며 "기존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던 투자자들이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흐름은 지난 2021년에도 나타났다. 2020년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피가 2021년 1월 고점을 찍고 조정에 접어든 시기와 맞물려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확산했다. 같은 해 4월 비트코인은 5만 9000달러를 넘어섰고, 11월에는 6만 7000달러대까지 오르며 당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코로나19 이후는 유동성이 많아 주식에서 가상자산으로 자금이 순환했다"며 "비트코인 반감기와 전통기업의 블록체인 산업 진출도 상승 촉매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20·30대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특성도 있었다"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려는 수요가 커진 점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상황을 2021년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로 몰린 자금 일부가 가상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5년 전과 현재의 거시경제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복 리드는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으로 향한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돌아오는 순환매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2021년에는 대규모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했지만, 현재는 유동성과 금리 여건이 당시와 다르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이 단기간 급등했지만 시장이 과열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얼마나 비싼지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도 현재 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통상 국내 투자 수요가 과열되면 김치 프리미엄이 크게 확대된다.

복 리드는 "투자자들이 불장을 확신하기보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단계"라며 "김치 프리미엄도 0% 부근에 머물러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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