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세 뛰는데 서울시 협상 난항…홍지선 앞 ‘난제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02:01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앞에 주택 공급부터 건설경기 회복, 교통망 확충까지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협상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당장 9월 말~10월 초로 예정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발표와 서울시와의 공급 협상부터 챙겨야 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국토교통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국토교통부)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지명했다. 홍 후보자는 경기도에서 약 28년간 도시·주택과 도로·철도·건설 분야 주요 보직을 거친 현장형 관료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 등을 맡았으며 이 대통령의 대표 주거정책이었던 ‘기본주택’ 실무도 담당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국토부 2차관을 맡아 도로·철도·항공과 건설정책을 총괄해왔다.

◇주택시장 안정 시급…오세훈과 ‘공급 담판’ 주목

홍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가장 먼저 마주할 현안은 주택시장 안정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수요 억제책에도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올라 직전 주(0.2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세시장도 불안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2% 올라 전주(0.1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매매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전세 매물 부족과 임차 수요가 맞물리면서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양상이다.

당장 공급 정책의 성과도 내야 한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고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가운데 아직 입지를 공개하지 않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7만3000가구는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홍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후속 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것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와의 공급 협상도 이어받아야 한다. 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두 차례 만나 서울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용산공원 활용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는 대신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훼손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과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특히 서울시가 요구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법적 상한의 1.2배 완화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공개적으로 엇박자를 낸 사안이다. 오 시장은 2차 회동 직후 국토부가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검토 방향, 내용 등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탄천물재생센터 역시 김 장관이 이전 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지적하자 오 시장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오세훈 힘 빼기’가 아니길 바란다고 반발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 후보자가 취임하면 서울 공급을 위해 서울시와 다시 협상 테이블을 꾸려야 하는 셈이다.

건설경기 회복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건설수주 등 일부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주거용 건축과 토목 부진, 높은 공사비와 건설업 고용 감소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 공급대책이 실제 인허가와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동시에 침체한 지방 주택시장과 미분양 문제, 건설업계의 유동성 부담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李 ‘5극 3특’ 핵심, 공공기관 2차 이전 대기

지역균형발전과 교통 인프라 구축도 홍 후보자의 주요 과제다. 국토부는 조만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방정부가 반영을 요청한 철도사업 규모만 6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한정된 재원 안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수도권 교통망과 지방 철도망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홍 후보자 역시 2차관으로 재직하며 기존 국가철도망 계획보다 신규 사업의 재정 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규 주택 공급과 광역교통망 확충을 연계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수도권 신규택지가 발표될 때마다 교통 혼잡과 인프라 부족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반복돼온 만큼 주택 물량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도·도로 등 실효성 있는 광역교통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뒷받침할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기다리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혁신도시 이전을 원칙으로 지방정부와 노동조합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식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11월께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가 그간 담당했던 2차관 소관 업무도 현안이 적지 않다. 당장 9월 1일부터 KTX와 SRT의 통합 열차 운행이 시작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에스알(SR)의 고속철도 영업을 넘겨받아 통합 운영에 들어가는 만큼 초기 운행 과정에서 안전이나 승차권 예매, 서비스 등에 차질이 없는지 관리해야 한다.

오는 10월 19~23일에는 강릉에서 제32회 ITS 세계총회가 열린다. 자율주행과 지능형교통체계(ITS)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는 국제행사로 국토부와 강릉시가 공동 주최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것도 과제다.

철도·항공 안전 역시 장관이 직접 챙겨야 할 분야다. 특히 대규모 철도망 확충과 고속철도 통합 운영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무게가 공급 확대와 인프라 건설에만 쏠리지 않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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