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꽉 채우는 서울…30년 뒤 미래는 이촌동에 있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재건축·재개발에 나선 사업지들이 용적률을 법정 최대치로 채우며 사업성을 높이는 가운데 30년 뒤 정비사업의 가늠자로 이촌동을 주목하고 있다. 1990년대 고용적률로 개발된 이촌동의 구축 아파트들은 리모델링을 선택하거나 현황용적률을 인정받는 방식으로 재건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낮은 사업성으로 주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래픽=문승용 기자)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정 상한 용적률을 최대치로 채운 재건축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신반포2차아파트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법적 상한 용적률인 300%에 육박하는 299.94%로 계획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압구정2구역 역시 용적률 300% 이하, 압구정4·5구역 역시 서울시 신통기획 가이드라인상 각각 300%를 적용받는다. 지난 4월 정비계획이 통과된 올림픽훼밀리타운과 잠실 장미1·2·3차도 300% 이하를 적용받는다.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분양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용적률 정비사업으로 인해 30년 뒤 서울 정비사업을 살펴보려면 이촌동을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촌동은 1990년대 이미 고용적률로 개발된 아파트촌이 즐비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아파트는 총 43곳으로 용적률이 300%가 넘는 아파트는 23곳으로 전체 53.5%에 해당한다. 특히 2036가구에 달하는 한가람(358%), 1000가구가 넘는 강촌(423%), 800가구가 넘는 한강대우(355%)·이촌코오롱(317%) 등 대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용적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촌에서는 리모델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짓는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을 높여 일반 분양 가구 수를 다수 확보해야 사업성이 나오지만 이촌동의 경우 다수의 아파트가 이미 높은 용적률이라 어쩔 수 없이 사업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촌현대아파트는 착공에 들어가 내년 이촌르엘로 다시 재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이촌동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강촌·한가람·코오롱·한강대우 등으로 6곳에 달한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78곳으로 이촌동에서만 6곳(7.7%)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법정동이 467개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비율로 이촌동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리모델링의 경우 가구 수 증가와 설계에 한계가 있고 사업성까지 악화되며 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건축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서 서울시는 2024년 9월 조례상 용적률을 넘어 지어진 단지는 기존 현황용적률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황용적률을 인정받으면 기존 용적률을 기준으로 재건축이 가능하고, 추가 공공기여를 통해 그보다 더 높은 용적률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은 ‘이촌1동 재건축추진협의회’를 결성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건축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촌동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 중 용적률이 300% 넘는 곳은 강변·강서아파트, 이촌대림아파트 2곳에 불과하다. 현황용적률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용적률을 확보하려면 공공기여가 필요하고 기존 용적률 자체가 높은 만큼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어렵다. 게다가 기존 조합원들의 평형을 줄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용적률을 무한정 높여주는 것보다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용적률을 현재 수준으로 높여 재건축을 진행한다면 기반시설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도시계획 관점에서 적정선에서 가이드라인을 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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