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일러스트.
건물 한 채를 여러 투자자가 나눠 투자하던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이 앞으로는 여러 채를 한꺼번에 묶는 방식으로 확대된다. 여러 음원의 저작권료 수익을 하나의 상품에 담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건물이나 음원 등 자산 하나당 조각투자 상품 하나를 만들어야 했다. 앞으로는 같은 종류의 자산 여러 개를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조각투자 상품의 기초자산을 묶는 '풀링(Pooling)'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조각투자는 가격이 비싼 자산을 쪼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100억 원짜리 건물 한 채를 1만 원짜리 증권 100만 개로 나누면 소액 투자자도 건물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규제 샌드박스에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여러 자산을 한 상품에 담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조각투자 업체는 건물 한 채나 음원 수익권 하나를 각각 별도의 상품으로 만들어야 했다.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면 같은 종류의 건물 여러 채를 하나의 조각투자 상품에 담을 수 있다. 여러 음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한 구조다. 투자자는 상품 하나만 사도 여러 자산에 돈을 나눠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정 건물이나 음원의 수익이 부진할 때 다른 자산의 수익으로 이를 보완할 수도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자산의 범위가 넓어진다. 규모가 작아 조각투자 상품을 만들기 어려웠던 자산도 여러 개를 묶으면 상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 자산이나 묶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같은 종류의 자산끼리 묶어야 하고, 자산을 선정한 기준과 하나의 상품으로 구성한 목적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좋은 자산 사이에 부실자산을 끼워 넣는 행위도 금지된다. 투자자가 상품에 어떤 자산이 포함됐는지 확인하도록 개별 자산의 가치와 수익구조, 위험 요인 등도 공개해야 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매출을 받을 권리인 '장래 매출채권'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법률관계가 명확하며, 투자자 손실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보완책을 마련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한 사람이 조각투자 상품을 지나치게 많이 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1명당 청약 한도로 '3000만 원'과 '전체 발행 금액의 5%' 중 적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안을 표준 사례로 제시했다.
공모 물량이 특정 투자자에게 몰리지 않도록 일반투자자에게 돌아갈 물량과 균등하게 배정할 물량의 최소 비율도 사업자가 미리 정하도록 했다.
이번 풀링 허용은 건물이나 음원 등을 신탁회사에 맡긴 뒤 수익을 나눠 갖는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방식의 조각투자에 적용된다. 투자계약증권 조각투자는 유통성 확대 등을 위한 보완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당국이 마련한 새 기준은 현재 전자증권 형태로 발행되는 조각투자 상품에도 즉시 적용된다. 내년 2월 토큰증권 관련 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조각투자 상품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