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비중뿐 아니라 3개 구 전체가 끌어다 쓴 대출 총액에서도 노도강이 강남3구를 웃돌았다. 올 1~7월 주택 매수 자금 중 금융기관 대출 총액은 노도강 3개 구 합산 약 2조1330억원(구별 평균 7110억원)으로, 강남3구 합산 1조9059억원(구별 평균 6353억원)보다 2200억원 이상 많았다. 전체 주택 매수 대금 규모가 훨씬 큰 강남권보다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노도강 일대에 풀린 주택 매수 빚의 총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강남3구에서는 대출 대신 기존 부동산 처분 대금과 예금이 핵심 실탄 역할을 했다. 올 1~7월 강남3구에서 부동산 처분 대금으로 조달한 금액은 6조250억원에 달했고, 송파구의 경우 전체 매수 자금의 37.31%(2조503억원)를 차지했다. 은행 등에 묶여 있던 예금도 주요 재원이었다. 예금 조달액은 강남구 1조2079억원(20.86%), 송파구 1조1724억원(17.48%), 서초구 9336억원(20.13%) 순으로 세 구 모두 매수 자금의 20% 안팎을 차지했다.
증시 호황 속에 주식과 채권을 처분해 주택 매수에 보탠 자금도 강남3구에 쏠렸다. 올 1~7월 강남3구의 주식·채권 처분 대금은 2조251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1조5974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83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7153억원, 서초구 7016억원 순이었다. 노도강 역시 주식 처분 대금이 늘었지만 노원 1099억원, 도봉 342억원, 강북 332억원에 그쳐 격차가 컸다.
상속·증여 등 ‘가족 찬스’ 역시 강남3구의 든든한 뒷배였다. 강남3구 매수자들은 상속·증여를 통해 구별 평균 4053억여원(비중 6~8%대)을 조달했다. 송파구가 460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3800억원, 강남구 3749억원 순이었다. 반면 노도강의 상속·증여액은 구별 평균 560억원, 비중은 2~4%대에 머물러 강남3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두 지역의 자산 격차는 1년 새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부동산 처분 대금과 예금, 주식 등 ‘자산성 자금’ 비중 격차는 지난해 10.76%포인트에서 올 1~7월 20.74%포인트로 확대됐다. 강남3구의 자산 비중이 74.7%까지 치솟은 반면 노도강은 54%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현상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자산에 따라 주택 시장의 진입 장벽이 뚜렷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조이고 DSR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자 강남권은 대출 의존도가 낮고 기존 자산을 대거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 위주로 매수세가 재편됐다. 반면 자산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상급지 진입이 막히자 노도강 등 가격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고 부족한 매입 자금을 채우려 허용된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으면서 대출 총규모와 의존도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서민들은 외곽으로 밀리고 자산 여력이 있는 층은 보유 자산으로 상급지에 진입한다”며 “노도강 등 외곽에 대출 수요가 쏠려 가격이 뛰면, 지역 간 집값이 키맞추기를 하며 서민들은 더 외곽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실수요자들은 금리 변동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내놓을수록 강남은 현금과 주식을 쥔 사람들만 들어가는 리그가 됐다”며 “성실하게 일해 모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만 주거 사다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