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 스타트업이 임무 수명을 다한 위성을 붙잡아서 원하는 궤도를 유지하도록 해주고, 더 나아가 우주공간에서 연료를 채워주거나 수리해 본연의 임무를 하거나 임무를 연장하도록 하는 ‘궤도상 서비스’ 임무 도전에 나서 주목된다. 지난 13일 경상국립대에서 만난 김해동 워커린스페이스 대표(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30여년 동안 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에서 활동하며 수행해 온 한 위성 임무 경험을 발판으로 앞으로 우주시대를 위한 꼭 필요한 도전을 하기 위해 창업했다”며 “다양한 재능이 있는 로봇위성을 발사해 상용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워커린스페이스의 다재능 로봇위성 상상도.(자료=워커린스페이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현재 지구 저궤도와 달리 정지궤도(3만6000km) 상공에는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정지궤도위성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위성이 우주물체 회피 등을 이유로 본연의 임무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수요기관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노스롭그루먼, 아스트로스케일 등 미국과 일본의 4개 우주기업 정도가 정부와 군에서 상업 서비스 계약(선투자)를 발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서비스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김해동 워커린스페이스 대표.(사진=워커린스페이스)
2028년경에는 1톤급 시제로봇위성을 발사해 우주헤리티지(우주검증이력)를 확보한뒤 2030년부터 상업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당장은 로봇팔로 우주 급유까지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3만6000km에 있는 중대형위성에 붙어 임무 궤도를 유지하는 임무를 먼저 수행한 뒤 우주 급유 임무에 도전한다. 이는 선진국 기업들도 도전하고 있는 기술로 난관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운용해왔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로봇 기술, 디지털트윈 기술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들 기술을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해동 대표는 “민간기업(KT 등)에서 운용하는 위성이 있고, 천리안위성 1호가 퇴역해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데 시제로봇위성을 발사해 충분히 이들 위성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며 “미국 우주군이 적극적으로 자국 기업을 지원해 우주 급유에 도전하는 만큼 우리나라의 국방부, 우주청과도 논의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우주항공청이 민간우주시대를 맞아 ‘고위험 저비용’ 체제로 우주개발을 전환하는데 힘쓰고 있는 만큼 기존 대기업 뿐 아니라 우주 스타트업들이 도전적인 임무에 도전하고, 성장해나가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대표는 “워커린스페이스는 궤도상 서비싱을 사업 모델로 하는 국내 첫 기업이자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도전적이지만 시장이 태동하는 상황에 대응하려 한다”며 “빠른 시일 내 세계 궤도상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선도 우주 스타트업으로 도약하도록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