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열 글자. 그렇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좀 더 다정하게, 정성스럽게 읽고 싶어서다.
LG유플러스(032640) 어린이 전용 플랫폼 '아이들나라'에서 내놓은 '꿈꾸는 AI오디오북' 베타 서비스에 참여해 봤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익시(ixi)를 활용해 자녀에게 부모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다.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잠자리 독서 교육'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 중인 통신사에 관계없이 아이들나라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는 것이 시작이다.
앱에서 제시한 동화 스크립트를 읽고 녹음하면 익시가 부모의 목소리를 학습한다.
이후 원하는 책을 선택했을 때 부모의 음성으로 책을 읽어준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도서는 총 7권인데 LG유플러스는 향후 적용 도서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화에 쓰인 문장을 읽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울까, 생각한 게 안일했다. 최대한 조용한 환경에서 이를 천천히 그러면서도 생동감 있게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녹음을 마친 뒤 듣기 버튼을 눌러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소음이 녹음됐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다시녹음을 하는 식이다.
처음엔 몇 번이고 다시녹음을 눌렀지만, 점차 스스로와 타협해가는 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순수하게 녹음에만 25분 가량이 걸렸다.
반응은 좋다. 간단한 녹음으로 아이들과 특별한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녹음을 마친 뒤 약 열두시간 쯤 지나자 내 AI보이스 캐릭터가 완성됐다. 책을 골라 열자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다만 AI오디오북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들려 주었을 때, 아이들이 구별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완성된 AI오디오북은 재생속도를 빠르거나 느리게 할 수도 있고, 15초 앞이나 뒤로 돌릴 수도 있다. 연속재생도 가능해 아이가 잠들 때까지 여러 권의 책을 들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권수환 LG유플러스 플랫폼서비스팀 책임은 "구체 수치를 말할 수는 없으나 서비스 재방문율 99%를 기록할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겁다"라며 "베타 서비스를 통해 좀 더 자연스러운 AI 목소리 생성을 위해 익시 AI(TTS)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I오디오북 만들기는 아이들나라 프리미엄 회원만 이용 가능하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웹사이트 결제 기준 LG유플러스 고객은 1만 3200원, 타 통신사 고객은 1만 9800원이다.
또 평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았던 부모라면 다소 '현타'가 올 수도 있다는 점도 미리 공유한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