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단통법 폐지안(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막기 위해 지난 2014년 10월 도입됐던 단통법은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단통법 폐지 전인 이날 오전 갤럭시 S24 5G(256G) 제품(출시가격 115만 5000원)을 기기변경으로 구매할 경우 통신사별로 55만 2000원(공시지원금 48만 원, 추가지원금 7만 2000원) 또는 57만 5000원(공시지원금 50만 원, 추가 지원금 7만 5000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단통법은 공시된 금액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줄 수 없고 추가보조금도 지원금의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해 왔다.
단통법 폐지로 공시지원금과 추가보조금 상한선이 사라지게 됐다. 통신사 간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 단통법 폐지의 목적이다. 통신사의 지원금, 보조금이 확대된다면 소비자들은 단말기 구매 시 단통법 폐지 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통법 폐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만큼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신시장이 과포화됐고 통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시장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사용 주기도 예전보다 늘어났고, 신제품 출시도 예전만큼 활발하지도 않다. 다른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지원금을 쓰는 게 효과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통신비 절감 의지에 통신사들도 발맞추고 있다. 통신사들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LTE 요금제' 역전 현상 해결을 위해 5세대(5G) 요금제보다 비싸거나 혜택이 적은 일부 LTE 요금제 폐지에 나섰다.
SK텔레콤(017670)은 내년 2월부터 5G 요금제보다 비싸거나 혜택이 적은 36개 LTE 요금제 신규가입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규가입을 받지 않는 T플랜 시니어 안심 4.5G 요금제(연간 60만원, 4.5GB)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SK텔레콤의 추천요금제인 5G 시니어 A형(연간 54만원, 10GB)으로 옮겨가면 연간 6만원을 절약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KT(030200)도 5G 요금제보다 비싼 LTE 요금제 46개의 신규가입을 내년 1월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032640)도 역전 현상이 발생한 LTE 요금제의 신규가입 중단을 2월 초 실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2025년 1월 통신료 관련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3일 언론 간담회에서 "제4이통사 문제, 단말기 유통법 폐지 이후 대책, 알뜰폰 개선 등은 국민 통신료 절감 선상에서 추진된 문제인데 종합 대책은 2025년 1월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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