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오픈AI가 향후 몇 개월 내에 자체 AI 칩 설계를 완료하고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에 생산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는 맞춤형 칩 개발을 위해 반도체 설계업체 브로드컴과 협력하고 있으며, 관련 팀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또한, 과거 구글에서 맞춤형 AI 칩 개발을 주도했던 리처드 호를 영입해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했다.
오픈AI의 첫 번째 자체 AI 칩 생산은 기술적으로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 칩 설계가 완료되면 생산을 위한 단계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만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문제를 분석하고 과정을 반복해야 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오픈AI는 제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가 자체 칩을 개발하는 주된 이유는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현재 AI 모델의 학습과 실행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가격이 대당 수천만 원에 달하며, AI 기업들은 이를 연간 수십만 개씩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오픈AI 내부에서는 이번 자체 칩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칩 공급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오픈AI의 첫 번째 자체 칩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며, 초기에는 AI 모델의 추론(inference) 작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챗GPT와 경쟁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이후 한때 110달러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의 자체 칩 개발이 성공할 경우,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일부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엔비디아 칩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AI 칩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