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포용적 AI' 파리공동선언 채택…미국·영국 빠져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2월 12일, 오전 08:2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담에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AI에 관한 선언문’을 채택됐다. 미국과 영국은 AI 패권 경쟁 속 자국 이익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서명하지 않았다.

11일 (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은 프랑스와 인도, 독일, 한국 등 58개국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 연합 집행위원회 등이 회의 폐막 후 ‘사람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AI에 관한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선언문에서 서명국들은 “이번 정상회의가 AI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개방적이고, 다중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며, 포용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접근 방식은 AI가 인권에 기반을 두고, 인간 중심적이며, 윤리적이고, 안전하며, 보안성이 있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동시에 불평등을 줄이고 개발도상국이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AI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과 시급성이 강조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서명국들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AI 접근성 촉진 △모두를 위한 국제 프레임워크를 고려해 AI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투명하고, 윤리적이며, 안전하고, 보안성이 있으며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 △산업 회복과 발전을 주도하는 시장 집중을 피하고 AI 발전을 위한 조건을 조성하여 AI 혁신이 번창하도록 함 △일의 미래와 노동 시장을 긍정적으로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AI 배치 장려 △사람과 지구를 위해 AI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국제 거버넌스의 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 협력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기로 합의했다.

서명국들을 “경제와 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AI 기술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은 신뢰와 안전을 증진하는 데 달렸다”며 “정보 무결성에 대한 AI의 위험을 계속 해결하고 AI 투명성에 대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은 예상대로 이날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날 폐막 세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AI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AI 기술이 세계 최고의 표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자국이익을 최우선에 둘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적 연대에서 탈퇴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023년 AI 안전 정상회의를 처음 개최한 영국도 서명에 불참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이니셔티브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반면 미국과 치열한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서명이 동참했다.

이번 AI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EU)은 그동안 규제에 방점이 맞춰져 있던 AI 정책을 수정해, 투자와 혁신 촉진으로 무게추를 옮겨가는 분위기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베스트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향후 AI 개발에 총 2000억 유로(약 300조원) 규모의 민간·공공자본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0일 폐막 연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첫날 행사 클로징 무대에 올라 “유럽 AI 산업이 번성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EU)은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유럽은 AI 레이스(경쟁)에 복귀했다”고 선언했다. 정상회의 개막 하루전에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AI에 향후 1090억 유로(약 164조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프랑스 입장에선 미국이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5000억 달러와 비슷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