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플랫폼법' 겨냥?…국내 빅테크 숨통 트일까

IT/과학

뉴스1,

2025년 2월 15일, 오전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책 등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한 '상호관세'를 각국에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플랫폼법' 역시 압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플랫폼법 규제 대상인 국내 빅테크에겐 희소식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각국의 관세와 비관세 장벽까지 두루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상호 무역과 관세에 관한 각서'에 따르면 비관세 장벽은 국제 상품 거래를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모든 정부의 부과 조치·정책·비금전적 장벽을 의미한다.

관세뿐만 아니라 미국 무역 적자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상대 교역국의 모든 정책과 규제를 문제 삼아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美 "모든 비관세 장벽 따진다"…한국은 플랫폼법 겨냥 가능성
미국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방안(플랫폼법)이 꼽힌다.

이 규제는 시장을 독과점하는 소수 거대 플랫폼 기업의 부당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로,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과 구글·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규제 대상으로 거론됐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미국은 그간 플랫폼 규제에 많은 불만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상호관세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는 플랫폼법을 무역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미국 재계는 플랫폼법이 중국 기업은 제한하지 않으면서 미국 기업에만 부담이 된다고 주장하며 반대해 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는 6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유럽연합(EU)이나 한국 등의 미국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다른 국가의 차별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플랫폼의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사 대표 간담회'에서 박대준 쿠팡 대표(오른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황도연 당근마켓 대표가 이봉의 플랫폼법정책학회장의 발제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4.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플랫폼법 철회 압박 커질 것…네이버·카카오엔 희소식"
전문가들은 비관세 장벽을 포함한 미국의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한국의 플랫폼법 철회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만약 정부가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플랫폼법 추진을 멈춘다면 국내 플랫폼 기업엔 호재다.

권 연구원장은 "업계 입장에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플랫폼법을 환영하는 주체가 없었다"며 "애초 정부 주도로 흘러갔던 정책이고, 플랫폼 기업의 규제가 과연 국익으로 이어질지 불분명해서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스타트업 역시 기술을 개발하려면 빅테크와 협력해야 하므로 중장기적으로는 플랫폼법이 불리하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가 플랫폼법 압박으로 이어지면 국내 플랫폼 기업은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