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자체 개발 및 제작한 레벨4 무인 자율주행 로보셔틀 ‘로이’.(사진=오토노머스에이투지)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0’부터 ‘레벨5’까지 6단계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한 ‘레벨2’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는 특정 조건에서 제한된 자율주행이 가능하나, 운전자가 항상 주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개입한다. ‘레벨3’ 역시 조건부 자율주행으로 운전자는 시스템 요청시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은 ‘레벨4’ 이상을 말한다. 레벨4는 운전자 없이 지정 구역 안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고도 자율주행’, 레벨5는 모든 주행 상황에서 제약 없이 자율주행을 하는 ‘완전 자율주행’ 개념이다. ‘구글카’로도 불리는 구글의 웨이모(Waymo), 중국 바이두(Baidu)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은 아직 ‘레벨3’ 단계에 머문 자율주행차가 일부 운행을 시작한 수준이다. 특정 구역 내 자율주행 모드에서 시스템이 스스로 가·감속 및 조향 장치를 제어하며 차량을 운행하지만, 운전자가 운전석에 착석해 필요시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는 455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자금력이 부족한 일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주도되는 실정이다.
◇성능 인증·적합성 승인제 도입 ‘자율주행車 개정법’ 시행
다만, 우리나라도 2020년 5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자율주행자동차법)’이 제정된 후 지난달 20일부터 개정법이 시행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개정법 시행으로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개정법은 자동차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 성능 인증 제도와 적합성 승인 제도를 도입하고, 승인을 받은 자의 책무 및 자동차 제작자 등의 책임을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성능 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차는 현재 여객자동차(대중교통) 운송사업자, 화물자동차(물류) 운송사업자, 그리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운행할 수 있다.
◇레벨4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자체 개발 및 제작한 레벨4 무인 자율주행 로보셔틀 ‘로이’ 외부(왼쪽)와 운전석이 없는 내부 모습.(사진=오토노머스에이투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4년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13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결과로, 한국 자율주행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특히, 웨이모와 크루즈가 각각 약 16조2000억 원과 23조3000억 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약 520억원의 투자로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부품의 96%를 국산화한 12인승 레벨4 자율주행차 ‘로이(ROii)’를 자체 개발·제조하며, 로보셔틀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새벽동행’, 경기 안양시 ‘주야로’, 세종시 간선급행버스(BRT) 등에서 레벨3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올해 레벨4 자율주행 셔틀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유민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앙버스전용차로와 간선도로의 광역·시내버스부터 시작해 골목길 마을버스까지 자율주행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불법 주정차와 낡은 교통체계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차량이 경기 화성시 자율주행실험도시(K-City)에서 운전석에 운전자 없이 무인 자율주행 성능평가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라이드플럭스)
제주 지역에서 자율주행 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며, 2020년 5월 국내 최초로 제주국제공항과 쏘카스테이션 간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후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자유노선 자율주행 로보택시, 제주공항과 중문관광단지를 오가는 국내 최장거리(편도 40㎞)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정류소를 연결하는 노선 버스형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12인승 현대차 쏠라티를 활용한 ‘탐라자율차’ 1대가 매일 왕복 116㎞를 자율주행하며, 이용 요금은 일반 버스와 동일한 1150원이다. 또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레벨4 자율주행 카셰어링 ‘JDC 네모 라이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순환형 셔틀 ‘상상자율차’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내 최초 ‘무인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허가’도 획득했다. 현대차 SUV GV80 1대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일대 3.2㎞ 구간을 시속 50㎞로 자율주행하며 실증 중이다. 단계적으로 구간과 운행 대수를 확대해 운전자가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서비스를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라이드플럭스는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RUA’를 경쟁력으로 삼아 여객운송 서비스, 화물운송 서비스, 특수목적 차량, 완성차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주행 난이도가 높은 제주에서 오랜 테스트를 통해 안정적이고 호환성 높은 소프트웨어 RUA를 개발했다”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하드웨어 환경과 교통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