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경우 유심 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해킹 피해를 인지한 지 1주일, 해킹 사실을 외부에 알린 지 3일 만에 이번 무상 교체 방침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SK텔레콤은 해킹의 구체적인 경로나 피해 규모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해킹 경로와 피해 내역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주요 기업들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23일 오후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SKT를 쓰는 사람은 즉시 유심을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존에 SK텔레콤이 제공해온 '유심 보호 서비스'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등록된 기기 외에는 유심이 연결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이지만, 가입 절차가 번거롭고 해외 로밍과 병행이 불가능하며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등 고객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심 무상 교체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대상은 해킹 피해가 확인된 지난 18일 오후 12시 이전 SK텔레콤 서비스에 가입한 전 고객이다. 고객은 별도 예약 없이 SK텔레콤 대리점이나 공항 로밍센터를 방문해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상황에 따라 인원이 몰리거나 유심 물량이 부족할 경우, 현장에서 다음 방문 일정을 예약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지난 19일부터 27일 사이에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통신 요금에서 유심 교체 비용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령자나 산간 오지 거주자 등 취약 계층을 위해 유심 보호 서비스 안내를 강화하고,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편,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요금제 이용자도 무상 교체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이들은 SK텔레콤 대리점이 아닌 각 알뜰폰 업체를 통해 별도로 안내받아야 한다.
사진=SK te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