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나만의 코인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어요”..AI·블록체인 연동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7:0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남기훈 람다256 CTO 인터뷰


“인공지능(AI)이 단순히 말을 잘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실시간 블록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지능’의 시대입니다.”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의 남기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사의 웹3 인프라 플랫폼 ‘노딧(Nodit)’에 AI 연동 프로토콜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도입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복잡한 개발 지식 없이도 누구나 클로드나 GPT 같은 생성형 AI와 블록체인 데이터를 연결해 자신만의 코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딧은 이더리움, 비트코인, 트론 등 다양한 블록체인 체인의 노드를 직접 운영하며, 실시간 거래, NFT 보유 내역, 지갑 정보 등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생성형AI가 위험도를 분석한다.

거래소나 디앱 관계자들이 복잡한 코딩 없이도 블록체인 상의 상태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돕는다.

남 CTO는 “MCP는 생성형 AI가 외부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연결 프로토콜”이라며 “노딧 MCP로 클로드나 GPT가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노딧 API를 호출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 응답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정 위험도 평가를 생성형AI 클로드에게 물어본 화면. 이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클로드가 노딧 MCP(Nodit MCP)를 활용해 바로 확인한 후 답변을 준다. 출처=남기훈 CTO


이처럼 노딧 MCP 덕분에 AI는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 블록체인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호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행형 지능’으로 진화했다.

남 CTO는 “예를 들어 클로드에 ‘내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요약해줘’라고 입력하면 지갑 데이터를 분석해 자산 현황, 거래 이력, 위험도를 정리해준다.단 한 줄의 명령으로 투자 분석 앱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시대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기존 AI-블록체인 연동 기술과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노딧은 백 개 이상의 API와 멀티체인을 지원하는데, AI가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기엔 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목록 탐색 → 스펙 조회 → 호출 실행’의 3단계 구조를 설계해 AI가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람다256이 MCP에 집중한 배경엔 내부 변화도 있었다. 그는 “AI 기반 코드 생성의 효율성을 사내에서 먼저 체감했고, MCP는 외부 사용자에게도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기술적 열쇠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딧은 11개 이상의 주요 블록체인을 지원하며, 노딧닷아이오를 통해 누구나 API 키를 발급받고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요금제도 제공되며, 거래량이 많은 대형 디앱이나 거래소는 월 35~189달러의 유료 요금제를 이용한다.

이 기술은 투자 분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갑의 NFT 거래 이력을 분석하는 자동 콘텐츠로 활용하거나, 트랜잭션을 기반으로 실시간 마케팅 이벤트를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콘텐츠,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웹3 생태계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라인넥스트처럼 메신저 기반 웹3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MCP는 기획자든, 개발자든, 일반 사용자든 실시간 블록체인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남기훈 람다256 CTO 인터뷰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람다256의 노딧 MCP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더 이상 추상적인 미래가 아닌 일상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멀티체인 포트폴리오 분석, 실시간 트레이딩 툴, NFT 리스크 평가 등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시계열 분석 ‘데이터스퀘어’, 관계 기반 분석 툴 ‘클레어’도 AI와 연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람다256이 직접 B2C 앱으로 확장할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MCP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B2C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적 문제로 다시 돌아갔다. 남기훈 CTO는 “블록체인은 열려 있지만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 사실상 아무도 읽지 못한다. 저희는 그 조각난 데이터를 스토리로 엮고, AI가 이를 해석하고 실행까지 할 수 있게 만드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