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이버 공격 무기화…美 전문가들 ‘한미 보안 동맹’ 강조”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7월 09일, 오후 07:0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사이버 공격이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돼 국민 일상과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 보안 전문가들이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면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9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마투 고투무칼라 미사이버보안청정보안국(CISA) 청장 대행은 “미국에서도 최근 수년간 병원, 학교를 겨냥한 렌섬웨어 공격과 중국발 공격이 있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주요 기반 시설을 보호하고,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투 고투무칼라 미사이버보안청정보안국 청장 대행(왼쪽), 마크 라일랜드 아마존 웹서비스 보안 디렉터(가운데), 웬디 위트모어 팔로알토네트웍스 최고보안정보책임자(오른쪽)
사이버 보안은 국가 안보와 경제안보 핵심요소로 인공지능과 결합해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웬디 위트모어 팔로알토네트웍스 최고보안정보책임자(CSIO)는 “지난 1년간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공격이 증가했으며, 이 중 86%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업을 방해했다”며 “특히 지난 4년간 공격이 250% 빨라졌으며, 최근 사례 중 20%는 1시간 이내에 정보가 유출된 반면 복구는 평균 1주일이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성형 AI로 데이터 보안 사고의 발생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웬디 위트모어 CSIO는 “올해 생성형AI 관련 데이터 보안 사고의 월평균 발생 건수가 2.5배 증가했다”며 “이전에는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던 공격이 AI를 도입하면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이버 보안 위협에 AI로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FA)는 AI 사이버 보안 대회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AI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시스템 품질 향상을 위한 도구로 제공하고 있다. 마크 라일랜드 아마존 웹서비스 보안 디렉터는 “AI가 발전하면서 사이버 보안을 위협하고 있지만, 공격자보다는 방어자들이 더 유리하다”며 “생성형AI로 인한 위협에 대처해 정보를 보호하고, 생성형AI를 이용해 보안 위협을 최소화하면서 사업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협력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마투 청장 대행은 “미국은 사이버 보안 문서를 발간하고 강력한 데이터 보안 조치 채택과 사전 예방적 위험부담 완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AI로 발전하는 기술이 잘못 사용되지 않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가 전반 사이버보안 체계의 대전환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AI시대를 준비한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정보보호 유공 장관 표창 시상과 국민 대표단의 사이버보안 릴레이 비전 선언, 정보보호 우수 제품 전시회가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이 대독한 기념식 축사에서 “인공지능은 과학기술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까지 우리 삶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으며, AI 발전에는 지능화된 사이버 위협이 뒤따른다”며 “한 번의 사이버 공격에도 국민 일상이 흔들리고 기업 존립 위협과 국가 핵심 인프라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계적인 정보보호, 튼튼한 사이버보안이 뒷받침된다면 AI 3대 강국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정책·제도의 재정비, 기업의 책임감 있는 보안을 위한 이정표 제시, 사이버 복원력 확보, 지역·중소기업의 보안 역량 강화, 정보보호산업 육성, 보안 인재 양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