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이 9일 서울 드래곤시티 랑데부홀에서 열린 ‘2025년 블록체인 수요·공급자 협의체 ‘에이블’(ABLE) 1차 정례회의’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이날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 AI 비즈니스센터 블록체인팀)은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이 유행하는 키워드에 휩쓸리기만 하고 상용화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2021년 커스터디, 2022년 NFT, 2023년 STO, 2024년 CBDC, 올해는 스테이블코인으로 2019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은 키워드만 바뀌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번에 스테이블코인을 하겠다고 하니 회사내에서는 또 안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적인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 발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스테이블코인 상용화를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 분야에서 국내 기술 기업들이 얼만큼 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되기도 한다”라며 “은행원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상용화 다음에 은행에서 사업을 할 때 사실 해외에서 검증된 솔루션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라며 “그만큼 국내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며 늦었지만 퍼블릭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고 국산 솔루션 중심의 시범 사업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시대, 신뢰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시너지를 극대화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효진 ‘에이블’ 자문위원장(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겸임교수)은 “블록체인은 데이터보안 거래, 투명성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다”라며 “토큰화와 블록체인 서비스는 신분인증, 공급망관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자산은 규제, 블록체인은 지원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극대화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원희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규제로 인해 회사들이 생존이 어려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 기업의 숫자가 사실 얼마 안된다”라며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들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정부가 만들어줬으면 좋겠고 블록체인 기업들에 투자할 있는 VC 펀드도 조성을 해 주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정부에서는 ‘지원’으로 기조를 바꾸고 블록체인 기업의 도약을 돕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자산(암호화폐)를 ‘돌덩이’에 비유하며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 뒤, 윤석열 정부까지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블록체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정순 과기정통부 디지털사회기획과장은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의 기반 기술이자 AI 시대 신뢰를 구현하는 핵심기술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라며 “블록체인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전략을 준비하고 있는데 에이블이 디지털 자산 시대에 발맞춰 블록체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번 더 도약해야할 시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