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세로 XR 시장 경쟁 본격화…디바이스·플랫폼 전략 격차 뚜렷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7월 18일, 오후 05:3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확장현실(XR) 전용 기기 출시를 계기로 올 하반기 XR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애플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이미 XR 전용 기기 개발과 출시를 본격화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가세로 XR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기기의 등장은 콘텐츠 생태계에도 변화의 신호탄이다. 네이버(NAVER(035420))는 XR 대중화 시대를 준비하며 연내 XR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으로, XR 시장은 하드웨어(기기)와 소프트웨어(콘텐츠) 양축에서 XR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세가 점쳐진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XR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을 포괄하는 차세대 기술로, 미래 시장의 핵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헤드셋, 스마트 글래스 등 XR 기기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몰입형 콘텐츠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글로벌 ICT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4년 XR 시장 규모는 1839억 달러에서 2032년까지 약 1조2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웃돌며, 특히 북미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XR 기기 연간 판매량은 2035년 약 6150만 대(471억 달러), 2045년에는 연간 2억 대 이상(21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6분의 1 수준이지만, 성장 잠재력 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빅테크 XR 하드웨어 개발 박차…하반기 삼성 출격

XR 기기 상용화는 기존 모바일 중심 콘텐츠 소비의 대전환을 가져올 것이기에 빅테크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XR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퀄컴 XR 칩셋을 활용하는 형태다. 이로써 삼성은 애플의 ‘비전 프로’,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와 함께 글로벌 XR 하드웨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삼성전자의 차기 XR 헤드셋 출시를 대비한 것으로 보이는 관련 상표도 나왔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Galaxy XR(갤럭시 XR)’ ‘Galaxy Beyond(갤럭시 비욘드)’ 등 XR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숏폼의 대명사인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도 ‘스완(Swan)’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XR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으로 하드웨어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XR 관련 상표권(사진=키프리스)
XR 생태계 확장하는 콘텐츠…네이버 XR 플랫폼 연내 출격

XR 시장의 확장을 위해선 디바이스, 플랫폼,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XR 생태계의 주도권을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과 개발 도구에서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미국의 로블록스는 메타 퀘스트와 애플 비전 프로를 통해 XR 게임 및 소셜 경험을 확장하고 있으며, 유니티는 XR 콘텐츠 제작을 위한 엔진과 툴을 중심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와 통합된 안드로이드 기반 XR 생태계를 구축 중이며, 메타는 자체 OS ‘호라이즌(Horizon)’을 외부 제조사에 개방하며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연내 안드로이드 기반의 XR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사의 텍스트·영상 콘텐츠 자산을 XR 환경에 연동해 창작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감형 콘텐츠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XR 시대 진입에 앞서 네이버는 라이브 스트리밍 앱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실험 중으로, 3D 아바타 기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송지철 네이버 프리즘 스튜디오 리더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XR의 대중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가 구축한 ‘모션스테이지’에서 고품질의 3D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사진=네이버)
XR 대중화에 ‘사용자 경험’ 중요

XR 기술의 대중화를 위해선 사용자 경험(UX)이 결정적이다.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경량화, 인프라 등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체감 경험이 뛰어나지 않으면 XR은 대중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역시 사용자 몰입 경험을 핵심으로 한 XR 기술 및 플랫폼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지난 16일 열린 테크포럼에서 “VR 기기의 보급 확대와 함께 콘텐츠 소비 방식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실감형 콘텐츠 생태계로 진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 엔진 스튜디오 리더도 “모바일이 주된 미디어 소비 창구이지만, 최근에는 XR이나 글래스 기반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콘텐츠 제작 방식까지 바꾸고 있고, 네이버가 관련 기술을 준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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