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대신 'AI 해시태그'로 맛집 찾는 시대 여는 '티맵'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후 07:0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별점과 일부 후기에 의존하던 맛집 검색 방식이 변하고 있다. 극단적 후기나 ‘별점 테러’에 흔들리는 신뢰성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티맵모빌리티가 ‘AI 리뷰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음식점 리뷰를 AI가 분석해 아이와함께, 뷰맛집 같은 핵심 키워드(해시태그)로 정리하고, 실제 리뷰 문장을 근거로 함께 제시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해시태그를 클릭해 조건에 맞는 음식점만 골라볼 수 있어 탐색 과정이 직관적이다. 별점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분위기, 서비스 품질, 메뉴 특성 등도 반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티맵의 AI 리뷰 검색 서비스를 기획한 신우영 검색기획 리더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SKC 사옥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검색을 통해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며 “수천 건이 넘는 리뷰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AI를 통해 고객 리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우영 티맵모빌리티 검색기획 리더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SKC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해시태그도 ‘정형화’…설명 가능한 AI 구현

그는 서비스 목표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장소를 찾을 때 도움을 주는 서비스, 특정 장소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해시태그를 도구로 활용했다.

SNS 해시태그가 자유롭게 달려 맥락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티맵은 음식점 탐색 기준과 직접 연관된 해시태그만 정형화했다. 다수의 리뷰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키워드만 추출하고, 태그와 함께 근거 문장을 노출해 왜 해당 태그가 붙었는지 사용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신 리더는 “해시태그는 인간의 언어를 디지털적으로 라벨링 한 것”이라며, 단순 키워드를 넘어 설명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AI 분석 해시태그 18종→30종 확장

티맵의 AI 리뷰 검색 서비스는 충분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매장 위주로 제공된다. 신 리더는 “AI 리뷰 해시태그가 달린 매장은 수만 개에 이른다”며 “후보군 100여종을 뽑아 검증을 거쳐 초기 18종으로 시작해 현재 30종을 넘겼으며,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카페 등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테라스가 있는 곳’, ‘애견 동반 가능’ 등 다양한 탐색 기준을 충족하는 세부 해시태그도 추가할 계획이다.

성과 지표도 나타나고 있다. 신 리더는 “검색 결과에서 해시태그가 달린 장소의 선택 비율이 25% 이상으로, 해시태그가 없는 매장보다 뚜렷하게 높다”고 강조했다.

신우영 티맵모빌리티 검색기획 리더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SKC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프롬프트 튜닝 500회…AI 한계 극복 고민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할루시네이션(환각) 억제와 기준의 보편화였다. 신 리더는 “AI가 없는 내용을 지어내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표현하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막는 것이 어려웠다”며 “500회 이상 프롬프트(명령문)를 수정하며 튜닝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특히 AI 학습에 있어서 단순 기술 이해를 넘어 사회적 맥락을 아우르는 인문학적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성비’나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같은 표현은 사람·문화·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주관적 개념”이라며, “AI가 이를 이해하려면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의미 범주를 정의·라벨링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학습 과정에서 리뷰에 달린 부정적 표현도 고민거리였다. 그는 “부정적 해시태그가 일부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점주 항의로 서비스 운영이 마비될 수 있다”며 “현재는 긍정적 해시태그 위주로 구성하고 대신 근거 문장 제공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구현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오픈AI의 챗GPT 등 외부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했다. 신 리더는 “자체 개발하는 건 비효율적이라 가장 우수한 상용 모델을 쓰는 전략을 택해 개발에 속도를 냈다”고 말했다.

운전자 중심 플랫폼 신뢰도↑

네이버·카카오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티맵의 차별화 포인트는 운전자 중심 플랫폼으로 ‘찐 리뷰’가 많아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다. 신 리더는 “운전자들의 취향이 검색 추천과 리뷰에 반영돼 있다”며 “실제 운전자가 주행하고 나서 리뷰를 남기는 구조라 커머스의 구매 인증 리뷰처럼 신뢰도가 높고 본인의 생각과 비슷할 확률도 높다”고 강조했다.

티맵 ‘AI 리뷰 검색’ 서비스 화면(사진=티맵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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