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이면 안경·수술 NO”…노안 탈출 ‘특수 안약’ 뭐길래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후 10:18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특수 안약 한 방울만 눈에 떨어뜨리면 안경을 쓰거나 수술을 하지 않아도 노안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한 특수 안약을 눈에 넣으면 환자 대부분이 시력검사표에서 더 많은 글자를 읽을 수 있고, 그 효과도 2년 동안이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노안이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를 보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는 일반적으로 돋보기 안경을 쓰거나 수술을 통해 노안을 교정해왔다.

반면 이 연구팀은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출 때 많이 쓰는 약물인 ‘필로카르핀’과 소염제 ‘디클로페낙’을 활용해 특수 안약을 만들었다. 필로카르핀은 동공을 작게 만들고 수정체 모양을 조절하는 근육(모양체근)을 줄어들게 해 수정체가 더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잘 맞출 수 있도록 한다. 카메라 렌즈를 바짝 당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셈이다. 디클로페낙은 필로카르핀을 오래 쓸 때 생길 수 있는 염증이나 통증, 출혈을 막는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의 평균 나이 55세 환자 766명에게 이 특수 안약 효과를 시험했다. 세 그룹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하루 두 번씩, 기상 직후와 기상 후 6시간이 지난 뒤 농도를 달리해서 안약을 넣었다. 필로카르핀 1% 농도의 안약을 넣은 그룹(148명)은 99%가 시력검사표에서 두 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게 됐다. 필로카르핀 2% 농도의 안약을 넣은 그룹(248명)의 69%는 3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었다. 필로카르핀 3% 농도의 안약을 넣은 그룹(370명)에선 84%가 3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었다.

환자들의 시력은 최대 2년까지 개선된 채 지속됐다. 평균 지속기간은 434일이었다. 안압 상승, 망막 박리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는 일시적으로 시력이 희미해지고, 점안액을 넣을 때 따끔거리는 등의 자극을 느끼거나, 두통을 겪었다.

연구팀은 “약리학적인 방법이 비침습적이면서 편리하고 효과적인 안경 및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임상 증거를 찾았다”며 “안약의 생리적 메커니즘을 탐구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