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KT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KT는 구현모 전 사장 재임 시절인 2023년 3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하노이 건강검진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이는 국내에서 확보가 어려운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연계하는 미래 성장 사업으로 추진됐다.
구 전 대표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은 연 3만명이 건강검진을 하는 등 수익성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추진했다”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AI 연결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것이었으며, 충분히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023년 9월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직후, 이 사업은 갑작스럽게 중단 및 매각 수순을 밟았다.
김 의원은 “KT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에 130억 원을 투자했는데, 약 100억 원에 사업 법인을 매각하며 30억 원가량의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 정확한 매각 계약서 등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지만 KT는 기밀 유지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문제는 인수 주체다. KT의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법인을 인수한 곳은 김철수 이사장이 만든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다. 김 이사장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후원해왔으며, 김무성 전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 당대표 시절인 2016년에 비례대표로 올랐던 인물이다. 2022년에는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고, 김기현 전 당대표 후보 시절에도 후원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의힘 중앙당 후원회장을 역임 중인 여권의 핵심 후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 의원은 김영섭 KT 대표에게 “매각을 맨 먼저 한 사업이 무엇이냐”, “누가 샀느냐”고 질의했으나, 김 대표는 “양 모 병원”, “병원은 기억이 안 난다” 등 모호하게 답변했다.
김 대표는 김철수 이사장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전혀 모른다. 일면식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에이치플러스에 베트남 사업을 매각한 이유에 대해 “경쟁입찰 참여사 중 최고 인수금액, 기존 계약 승계 등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