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베트남 사업 尹 후원회장에 매각…김영섭 “일면식 없어”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0월 21일, 오후 09:3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KT(030200)가 구현모 전 대표 시절 미래 성장 동력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측에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김영섭 KT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법인을 매각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질의했다.

KT는 구현모 전 사장 재임 시절인 2023년 3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하노이 건강검진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이는 국내에서 확보가 어려운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연계하는 미래 성장 사업으로 추진됐다.

구 전 대표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은 연 3만명이 건강검진을 하는 등 수익성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추진했다”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AI 연결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것이었으며, 충분히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023년 9월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직후, 이 사업은 갑작스럽게 중단 및 매각 수순을 밟았다.

김 의원은 “KT는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에 130억 원을 투자했는데, 약 100억 원에 사업 법인을 매각하며 30억 원가량의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 정확한 매각 계약서 등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지만 KT는 기밀 유지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문제는 인수 주체다. KT의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법인을 인수한 곳은 김철수 이사장이 만든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다. 김 이사장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후원해왔으며, 김무성 전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 당대표 시절인 2016년에 비례대표로 올랐던 인물이다. 2022년에는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고, 김기현 전 당대표 후보 시절에도 후원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의힘 중앙당 후원회장을 역임 중인 여권의 핵심 후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 의원은 김영섭 KT 대표에게 “매각을 맨 먼저 한 사업이 무엇이냐”, “누가 샀느냐”고 질의했으나, 김 대표는 “양 모 병원”, “병원은 기억이 안 난다” 등 모호하게 답변했다.

김 대표는 김철수 이사장과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전혀 모른다. 일면식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에이치플러스에 베트남 사업을 매각한 이유에 대해 “경쟁입찰 참여사 중 최고 인수금액, 기존 계약 승계 등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