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현모 전 KT 대표. 2023.2.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구현모 전 KT 대표가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2022년 자신의 연임 무산 과정에 대해 "당시 대통령실이 화를 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외압 가능성을 시사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은 구현모 전 대표를 상대로 "2022년 매출 25조원을 돌파하고 이사회 단독 후보로 두 차례나 선정됐는데, 갑자기 국민연금이 반대했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구 전 대표는 "제가 연임에 도전했던 것은 정관에 따라 이뤄졌다"며 "그런데 그 무렵 대통령실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그래서 이사회에서 다른 후보도 검토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다시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됐지만 그날 국민연금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이 이례적으로 반대 보도자료를 냈다"고 했다.
구 전 대표는 이어 "당시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이 아는 사람을 통해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왔다"며 "돌이켜보면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구 전 대표에 이어 당시 대표 후보로 선정됐다가 사퇴한 윤경림 전 KT 부문장도 참고인으로 나왔다.
최 위원장이 "구현모 아바타, 이권 카르텔이라는 주장은 사실이냐"고 묻자 윤 전 부문장은 "절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표 후보로 선정된 직후 시민단체 고발과 검찰 수사가 잇따랐다"며 "지인들이 '용산 분위기가 안 좋으니 그만두라'는 권유를 했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퇴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해킹 사태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KT 대표 교체 과정의 공정성이 조명됐다. 당시 연임에 도전했던 구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여권·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황제 연임' 비판 여론에 직면해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후 9개월간 CEO 공백이 이어졌고, 지난해 말 김영섭 현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구 전 대표는 과거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 무죄가 확정됐다. 현재는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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